김기현 “이재명, 초등학생을 정치선동에···대국민 사과하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간담회
아동·청소년 10여명 참석한 것 두고 비판
“정치적 판단력 미성숙한데 홍위병 세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간담회에서 어린이 활동가로부터 전달받은 그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간담회’에 초등학생을 참석시킨 것과 관련해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어제 이 대표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야권 정치꾼들의 정치선동’에 전위부대로 내세우는 저열하고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어린 초등학생들을 민주당의 정치 투쟁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활동가’로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면서 “민주당이 과거 광우병 괴담으로 온 나라를 들쑤시며 가짜뉴스로 정치선동을 할 때 다칠 위험이 높은 다중 집회시위의 맨 앞에 유모차를 내세우던 아동학대 DNA가 그대로 유전돼 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세상에 이러고서도 아동 인권을 감히 얘기할 수 있나. ‘사람이 먼저’라는 구호는 허울 좋은 립서비스인가. 아직 정치적 판단력이 미성숙된 6∼8세 아동을 이렇게 홍위병으로 내세워도 되는 건가”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어린이들까지 정치선전, 선동의 도구로 내세운 비교육적이고 비인도적인 행위에 대해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도 SNS에서 “어린이를 정치선동의 도구로 삼는 작태는 지도자 우상화, 체제 선전을 위해서 아이들을 동원하는 북한이나 하는 짓”이라며 민주당 비판을 이어갔다.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재명 대표가 휴가 기간 궁리한 것이, 그렇게나 위한다던 미래세대를 정쟁과 선전·선동에 앞세우는 것이었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인 국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를 열었다. 부모 동반 방식으로 참석한 아동·청소년 10여명 앞에는 각자 이름과 ‘활동가’ 명칭이 붙었다. 초등학교 2학년 김모 양은 “저는 활동가이고 제 의견을 말할 수 있다”며 “제가 제일 싫은 건 우리나라 대통령이 핵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찬성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배출의 실질적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미래세대 활동가”라고 참석 어린이 및 청소년을 소개한 뒤 “핵 오염수 배출 문제에 대해 총력 단결해서 대책을 강구하고 저지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