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본인 향한 테러 예고에 “‘묻지마 테러’ 근본 대책 강구해야”

“장갑차·무장경찰 세워둔다고 테러 줄지 않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자신을 향한 테러 예고에 “남녀노소 누구나 홀로 밤늦게 거리를 걷는 게 걱정되지 않는 유일한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일순간 ‘묻지마 테러’의 대상국이 됐다”며 정부가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확대간부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저에 대한 테러를 예고하는 뉴스가 어제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경찰관들이 경호했는데 국력의 낭비이고 보기 참 안타까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자부심 중 하나가 바로 안전이었다”며 “모두가 갑자기 테러를 당하지 않을까, 가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어 “국가의 제1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안전한 대한민국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갑차를 세워놓고 무장하고 실탄을 장착한 소총을 든 경찰관을 세워서 보여준다고 이런 테러가 줄지 않는다”며 “근본 원인을 생각하고 근본 대책을 진지하게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과 국회 사무처는 지난 7일 0시 30분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살해하라. 8월9일 15시 34분까지 살해하지 않으면 시한폭탄을 폭발시키겠다”는 이메일이 서울시 공무원 등 여러 명에게 발송됐다고 전날(8일) 밝혔다. 이에 경찰은 국회에 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을 투입해 폭발물 탐지 작업을 하는 등 수사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회관에서 근무하던 이 대표는 국회 방호처의 경내 경호를 받고 퇴근했다”며 “경찰의 경외 경호는 사양했다. 이 대표는 공개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