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생복 착용부터 길상사 방문까지…서울 곳곳 문화 체험에 신난 잼버리

2023. 8. 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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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태권도 시범 등 캠퍼스 투어
유생복 착용한 잼버리 대원들, 옷 펄럭이며 신기해하기도
성북구, 잼버리 대원들 대상으로 길상사 안내
사찰 내 석상들 보며 일부 대원들 감탄
9일 오전 대만에서 온 잼버리 대원들이 서울 성북구에 있는 길상사를 방문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박지영·박혜원·정목희 기자] “새만금에서 힘든 시간 보냈는데 어제는 편안하게 쉴 수 있었어요. 오늘(8일)은 서울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즐기고 싶어요.” (스위스 국적 잼버리 대원 A양)

9일 오전 9시께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에는 아침 식사를 마친 스위스 국적의 잼버리 대원 25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학군단 강당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홍익대에 머무르는 잼버리 대원들의 경우 이날 오후 10시부터 서울 마포문화센터에서 비보이 등 공연 관람이 예정돼 있어서다. 이후 오후부터는 ‘젊음의 상징’으로 불리는 홍대 거리를 누비는 등 자유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강당에 모인 대원들의 가방과 신발에는 아직 진흙 자국이 종종 보였다. 새만금에서 고된 시간을 보낸 흔적이 역력한 것이다. 그러나 대원들은 이날부터 서울 곳곳을 누비며 일정을 소화한다는 기대감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을 하루 앞둔 8일 3만7000명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이 새만금을 떠나 서울 경기 등 8개 시·도로 분산됐다.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자치단체가 대학 기숙사와 기업 연수원을 확보해 잼버리 참여단을 위한 거처가 조속히 마련되면서, 서울 곳곳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일정들을 소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오전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잼버리 대원들이 유생복을 입은 모습. 유생복 의상의 팔과 하단 부위가 넓은 게 신기한 나머지, 해당 복장을 입은 대원들이 몸을 한 바퀴 돌리면서 옷을 펄럭이고 있다. 정목희 기자
9일 오전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국제관 1층에서 잼버리 대원들이 유생복 등 한국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모습. 처음 보는 의상에 대원들 대다수가 들뜬 마음으로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원을 그리고 있다. 정목희 기자

성균관대는 인문사회과학캠퍼스로 모인 잼버리 대원들을 위한 대학 투어를 마련했다. 이날 오후부턴 600주년기념관 5층 조병두홀에서 태권도 시범을 관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역시 스위스 국적의 잼버리 대원들은 성균관대 국제관 1층에선 대학 관계자들이 나눠주는 유생복을 입고 있었다. 처음으로 한국 전통 의상을 입어보면서 잼버리 대원 대다수는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넉넉한 사이즈의 유생복이 신기한 나머지, 유생복을 입은 일부 대원들은 몸을 한 바퀴 돌리면서 의상을 펄럭이기도 했다.

9일 오전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잼버리 대원들이 한복을 착용한 채 캠퍼스를 누비고 있다. 정목희 기자

현장에서 노란 색상의 전통복을 입고 있던 B양은 “한국 전통복을 처음 입어보는데, 너무 마음에 든다. 의상의 팔 부위가 넓어서 신기하다”고 감탄했다. 이어 다른 대원들이 입은 유생복을 바라보면서 “회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모습이 고급스러워보인다. 빨리 (유생복을) 입어보고 싶다”며 들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과는 달리 대학 시설에는 만족하는 반응이었다. C(19) 양은 “새만금에서의 잼버리 활동도 행복했지만, (성균관대) 기숙사가 너무 깨끗해서 매우 만족스럽다”며 “오늘(9일) 캠퍼스 투어부터 태권도 시범 등을 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동양권의 대학교를 가보는 것이 처음이라 기대된다. 추후 케이팝 공연도 얼른 보고싶다”고 말했다.

고려대 인터내셔널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은 대만 잼버리 대원들도 서울에서의 새로운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전 9시40분께부터 서울 성북구에 길상사에는 대만 국적의 잼버리 대원 60명이 두 줄로 사찰 앞에 서 있었다. 대열에 합류한 인솔자들은 길상사에 있는 석상 등을 가리키며 어떠한 조형물인지 설명하기도 했다. 인솔자의 설명을 들은 일부 대원들은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거나 탄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날 156개국 스카우트 대원 3만7000여 명은 버스 1014대를 동원해 새만금을 출발, 서울 경기 충북 등 8개 시·도에 마련된 128개 숙소로 이동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 1만3568명(숙소 64곳, 88개국), 인천 3257명(8곳·27개국), 충남 6274명(18곳·18개국), 전북 5541명(5곳·10개국)이 머문다.

서울시는 10개 자치구와 협력해 대학 기숙사 12곳(3090명)과 연수원 한 곳(120명)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잼버리 참여단이 머무르는 대학으로는 ▷고려대(830명) ▷서울시립대(560명), ▷한양대(370명) ▷서강대(160명) ▷명지대(250명) ▷서울시립대 560명 ▷육군사관학교(400명) ▷성균관대(280명) ▷홍익대(257명) 등이다. 시는 ‘잼버리 대책본부’를 꾸려 시설별로 관광·의료 지원 인력을 배치, 대원들의 안전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9일 오후 9시께 서울 성북구 길상사에 대만 국적의 잼버리 대원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박지영 기자
9일 오전 서울 성북구 길상사를 방문한 대만 국적의 잼버리 대원들이 인솔자로부터 사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지영 기자

일부 자치구에서는 관할 구의 문화 지역을 탐방하는 일정을 준비하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의 경우 고려대 서울캠퍼스에 머무는 대원들을 위해 이날 전체 300명 가운데 60명씩 5조로 대원들을 편성했다. 나뉘어진 인원들은 오동근린 공원부터 길상사 등을 탐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평소 성북동을 궁금해 하는 외국인들이 많은 점을 고려했다. 성북구에 있는 아름다운 관광지들을 안내할 예정이다”며 “이번에 온 대만 잼버리 대원들에게도 관할 구의 고유 문화와 지역을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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