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의 수다갈증 해소의 장 '나불나불'
아이즈 ize 조성경(칼럼니스트)
나불나불. 사전에서는 '입을 가볍게 자꾸 함부로 놀리는 모양'이라고 정의한다. 비꼬는 듯한 표현이다. 하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나불대는 대상에 대한 부러운 마음이 깔려있는 듯하다. 누군들 신나게 입을 놀리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도돌이표 같은 바쁜 일상을 살면서 정말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없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조차 빠듯한 사람들에게 오랜 친구와의 편안한 수다는 가뭄에 단비 같다. 그러니 내 친구가 아닌데도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하게 입을 푸는 콘텐츠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절친한 친구 같은 출연자가 한둘이 아니다. 유튜브 채널 십오야의 '나영석의 나불나불' 섹션이 딱 그렇다.
'나영석의 나불나불'은 지난 6월 '아는형이랑첫나불'이라는 소제목으로 이서진 편을 선보인 이래 김종민(아는동생이랑나불), 차승원(키큰형이랑나불), 염정아(아는누나랑나불) 편을 차례로 공개했다. 이서진 편에서 나영석 PD가 직접 언급했듯 종종 만나 밥 먹으면서 떠들 때조차 너무 재미있는 게 많아서 그런 상황을 살려서 만들게 된 콘텐츠다.
그래도 서로 얼마나 편한 사이면 카메라 앞에서도 입을 나불댈 수 있을까. 레거시 미디어가 아니라 유튜브라고는 하지만 스타들이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일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영석 PD의 파워다.
특히 놀라운 것은 그 힘이 위력적인 동시에 전혀 위력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나영석 표 예능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일단 나왔다 하면 히트를 치는 모습이 위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동시에 출연자 혹은 게스트들이 나영석 PD를 허물없이 대하는 모습은 오히려 나영석 PD가 위력과는 전혀 거리가 먼 듯 느끼게 한다. 이번 '나영석의 나불나불'은 그러한 나 PD 파워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물론 출연자들은 모두 연륜과 내공이 상당한 고수들이기는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 PD가 깔아준 판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편안하게 나불댔을지는 미지수다. 모두 나영석 PD와 예능을 함께 하며 인연이 깊은 스타들이라 가능했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결국 나영석 PD와 출연자 사이의 신뢰, 그리고 친밀감이 일궈낸 결실이다.
'1박2일'부터 인연이 돼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윤식당', 그리고 '서진이네'로 이어진 이서진이 그 스타트를 잘 끊었다. 너무 솔직하다 못해 마치 '자폭' 같은 그의 사적인 이야기들이 귀를 솔깃하게 했다. 이서진이 나영석 사단과 함께 한 자리가 아니었더라면 세상에 공개하지 않았을 이야기들이었을 것이다. 혹은 언젠가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면 믿음이 두터운 나 PD를 통해 전해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이어지는 김종민, 차승원, 염정아 편들도 즐거운 수다의 장이었다. 평범한 근황 토크부터 그간 함께 했던 방송들의 후일담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쏟아졌다. 뿐만 아니라 언제 들어도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가득하니 '나영석의 나불나불'에 눈과 귀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1박2일'을 무려 16년째 출연하고 있는 김종민이 시즌1 때까지 적응하지 못했다며 그때를 트라우마처럼 기억하는 이야기는 시즌1을 함께 한 나영석 사단도 다 놀랐을 정도다. 염정아가 1991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화려하게 데뷔하기까지의 일화는 연예계에서 잔뼈가 굵은 방송가 사람들도 다 알지 못하는 미스코리아의 탄생 시스템을 알게 해주는 재미가 있었다.
이제는 스타PD가 아니라 PD라는 직함까지 빼고 스타라고만 불러도 무방할 나영석 PD의 속내까지 엿보는 기회라는 점도 '나영석의 나불나불'의 매력이다. 방송으로는 다 보여주지 못했던 출연자들의 진면모를 알고 있는 나 PD가 이번 콘텐츠에서는 출연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나 느낌을 입으로 직접 전하는 게 신선하다.
꼭 게스트에 대해서가 아니라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화제를 통해 요즘 그의 화두를 내비치기도 한다. 일만 하며 40대 후반에 이른 게 아쉬운 듯 나 PD는 삶을 즐겨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는 모습이다. 대한민국에서 첫손에 드는 스타PD이면서 다른 일을 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서 하는 수 없이 PD를 계속한다고 이야기해 놀라움을 주기도 한다. 제목 그대로 나영석 PD가 스스로 나불나불 입을 놀리고 있다.
이 모든 광경이 친밀한 친구들 사이의 수다처럼 펼쳐지니 보는 이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풀어진다. 화면 속 나영석 PD와 게스트 사이의 친밀감이 어느새 보는 이의 마음 안에도 자리를 잡는다. 뒤이어 다음 게스트는 누굴지, 이 즐거운 수다의 장이 얼마나 펼쳐질지 기대감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다 무심코 내 친구와 이렇게 정겹게, 허물없이 떠들어본 건 언제인지 되돌아보게 되면, 수다가 고픈 일상에 단비 같은 '나영석의 나불나불'이구나 새삼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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