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정후, '5타석 5삼진'에도 거침없던 스윙... 키움에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야
이주형은 9일 서울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번·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무안타 5삼진을 기록했다. 키움은 좀처럼 터지지 않는 타선과 야수진의 실책 퍼레이드로 롯데에 1-3 패, 구단 최다 연패 기록과 타이인 9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29일 이주형이 최원태(26)의 반대급부로 김동규(19),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함께 LG 트윈스에서 키움으로 이적한 후 첫 리드오프 출전이었다.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현재 우리 타자들 중) 제일 잘 치고 있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타석에 더 들어가는 것이 득점을 올리는 데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결과만 놓고 보면 실망적이었다. 상대 선발 투수는 좌완 투수 찰리 반즈(28). 브룩스 레일리(35·뉴욕 메츠)에 이은 KBO리그의 새로운 좌승사자(좌타자 상대 저승사자를 뜻하는 신조어)로 불리는 선수로 지난해 한국에 온 후 이 경기 전까지 피안타율 0.234, 피OPS 0.596으로 좌타자에게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주형은 그런 반즈에게 속수무책이었다. 1회말 첫 맞대결에서 직구 하나를 지켜본 뒤 바깥쪽 하단으로 빠지는 슬라이더 2개에 연속 헛스윙해 3구 삼진을 당했다. 3회, 5회 다른 두 번의 맞대결도 마찬가지였다. 3회 첫 슬라이더를 건드리긴 했으나, 파울에 그쳤고 바깥쪽 꽉 찬 직구는 그저 지켜봤다. 그러다 바깥쪽 크게 빠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해 또 한 번 3구 삼진을 당했다.
5회에는 바깥쪽 슬라이더를 한 차례 지켜보며 볼을 골라냈으나, 그보다 조금 안쪽으로 슬라이더에는 어김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헛스윙 삼진 처리됐다. 이후 두 타석에서도 투수는 각각 7회 구승민, 9회 김원중으로 달랐으나, 바깥쪽 떨어지는 공에 약한 것은 같았다. 2021년 1군 데뷔 후 41경기 만에 처음으로 5삼진을 당하는 순간이었다.
이적 후 타율 0.367(30타수 11안타)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던 이주형이었지만, 예상 못할 결과는 아니었다. 반즈는 천하의 이정후도 통산 타율 0.200(20타수 4안타)으로 어려워하는 상대였고, 그로 인해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오히려 5번의 타석 17번의 공에 9번의 헛스윙을 한 것이 눈에 띈다. 키움에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키움은 44.4%(리그 8위)로 배트 적극성이 가장 떨어지는 팀 중 하나다. 전체 삼진 중에서 루킹 삼진 비율이 25.1%(리그 2위)에 달했고 2스트라이크 이후 커트 비율도 73.7%(리그 9위)로 삼진 위기에서도 지켜보는 타자들이 많았다. 선구안이 좋다고 하기엔 볼넷 비율이 8.8%로 리그 9위다. 종합하면 투수와 승부에 있어 소극적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만큼 심판 판정에 억울할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이주형은 상대 배터리가 집요하게 자신의 약점인 바깥쪽 낮은 곳으로 공을 던짐에도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과 스윙에 확신이 없다면 불가능한 스윙이었다. 자신 있는 스윙은 이따금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지난 6일 창원 NC다이노스전이 그러했다. 우완 송명기가 등판한 NC는 좌타자 이주형을 상대로 집요하게 몸쪽 하단을 노렸다. 3회 역시 마찬가지였고 앞선 2구보다 공 하나 정도 안쪽으로 들어온 시속 141㎞ 실투는 빠른 속도로 창원NC파크 관중석 하단에 맞았다. 빠른 배트 스피드에서 나오는 이주형의 벼락같은 스윙에 이정후를 떠올리는 팬들도 상당했다.
이렇듯 이적 초기지만, 이주형은 이정후의 신인 시절을 연상시키는 플레이로 '포스트 이정후' 시대의 한 축으로서 키움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같은 좌타자로서 빠른 발과 배트 스피드, 외야 어디든 보내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의 호타준족으로서 모습에 내야에서 외야로 포지션을 옮기고 반즈에게 약한 이력까지 닮은 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차후 키움 외야진을 이끌기에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경남고를 졸업 후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LG에 입단한 이주형은 퓨처스리그 레벨에서는 이미 검증이 끝난 타자로 통했다. 1군에서는 트레이드 전까지 35타석밖에 기회를 받지 못했으나, 퓨처스리그에서는 매 시즌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통산 타율 0.335, 11홈런 63타점 76득점 21도루, 출루율 0.454 장타율 0.561로 증명할 것이 없었다. 고형욱 키움 단장 역시 트레이드 후 "이주형은 우리 내부에서도 평가가 좋았던 선수지만, LG에서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던 선수다. 기회만 주면 충분히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 이주형의 성공을 높게 봤다.
필요한 것은 경험뿐이다. 이주형의 6일 창원 NC전 지명타자, 이날 리드오프 출전 모두 이주형 육성의 일환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풀타임 경험이 없기 때문에 계속 잘하려면 경기에서 컨디션 조절이나 체력 관리도 스스로 습득해야 한다고 본인에게도 이야기했다"면서 "선수 개인에게는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에는 잡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자신의 선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성장을 기대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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