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홍라희도 힘들다"…삼성家 세모녀, 1년 새 주담대 2.2兆 늘어난 까닭
주요 그룹 총수일가, 상속세 납부 부담에 주담대 줄이어…구광모도 1510억 늘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家) 세 모녀의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1년 새 2조원 이상 증가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타계 이후 무려 12조원대의 상속세를 여러 차례에 걸쳐 납부하고 있어서다.
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82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72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36개 그룹 오너일가 중 1명 이상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 중이었다.
36개 그룹 오너일가 641명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중 136명이 담보대출 중이었다. 이들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37.1%를 담보로 제공하고 7조6천558억원을 대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담보 비중은 7.5%포인트 증가했고 담보대출 금액은 2조2천236억원이 증가했다.
오너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이유는 경영자금 또는 승계자금 마련, 상속세 등 세금 납부를 위한 목적 등에 따른 것이다. 이는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홍라희·이부진·이서현, 주담대 2배 이상 증가…이재용 無
대출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삼성이다. 이재용 회장을 제외한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등 세 모녀의 주식 담보 비중은 지난 해 20.2%에서 올해 40.4%로 2배 증가하면서 담보대출 금액도 1조8천871억원에서 4조781억원으로, 116.1%(2조1천910억원) 늘었다.
홍 전 관장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1억1천730만 주(1.96% 지분) 중 18%인 2천101만 주를 담보로 8천500억원을 대출 받았으나, 올해 다시 추가로 6천34만 주를 담보로 1조4천억원을 대출 받아 총 2조2천500억원을 대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 전 관장은 삼성전자의 보유 지분 가운데 51.4%를 담보대출을 위한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 보유주식 중 906만2천 주를 담보로 3천200억원을, 삼성물산 주식 465만6천 주를 담보로 3천300억원을 대출 받아 총 6천500억원을 담보대출 중이었다. 그러나 올해 다시 삼성전자 지분 중 1천359만 주를 담보로 5천170억원을 대출받아 총 대출금액은 1조1천670억원이 됐다.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 해 삼성물산 주식 461만3천390주를 담보로 3천400억원을, 삼성SDS 보유주식 중 60만4천 주를 담보로 471억원을 대출 받아 총 3천871억원을 담보대출 중이었다.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 주식 5천539만4천44주(0.93%) 중 17.2%를 담보로 3천371억원을 또 대출했다. 다만 삼성물산은 160억원 감소한 3천240억원, 삼성SDS의 지분 1.95%는 지난 4월 전량 매도하면서 총 대출 금액은 6천61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스인덱스 관계자는 "이들의 대출은 대부분이 고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대출"이라며 "이재용 회장은 연부연납을 위한 공탁 외에는 주식담보 대출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LG·SK·한솔 등 총수일가, 상속세 납부 위한 자금 마련 안간힘
다음으로 담보대출 금액이 많이 증가한 그룹은 LG로, 지난해 LG그룹 오너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금액은 1천288억원이었으나 올해 1천459억원이 증가해 2천747억원으로 집계됐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해 260억원의 대출금액에 올해 2월과 6월에 각각 230억원과 1천180억원을 추가로 대출했다. 반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주식담보 대출금액은 지난해 950억원에서 900억원으로 50억원 감소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오너일가 10명이 보유하고 있는 SK, SK디스커버리 주식 중 51.8%를 담보로 5천575억원을 담보대출을 하고 있었으나, 올해 2명이 추가 추가와 기존 주식담보 대출 증액으로 608억원이 증가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SK의 주식 343만8천10주를 담보로 4천65억원을 대출 중이었으나, 올해 약 100만 주가 증가한 438만5천276주를 담보로 250억원의 주식담보 대출이 증가해 총 대출금액은 4천315억원으로 확인됐다.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140억원에서 15억원이 증가해 155억원의 주식담보 대출이 있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은 보유주식의 95.7%를 담보로 189억원을 담보대출 중이었으나, 올해 추가로 178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솔그룹 오너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금액은 지난해 170억원에서 433억원이 증가해 603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솔그룹의 주식담보 대출증가액 대부분은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이 대출한 것으로, 지난해 한솔케미칼 주식 8만6130주를 담보로 90억원을 대출 중이었으나 올해 추가로 392억원을 대출받아 총 482억원을 주식담보 대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심그룹도 지난해 대비 주식담보 대출금액이 2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액 대부분은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올해 142억원을 추가 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너일가들이 보유지분 100%를 주식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 중인 사람은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정몽진 KCC글라스 회장의 장녀인 정재림 KCC 상무, 장남 정명선씨,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아들 최민근씨,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의 장녀인 허성윤씨 등으로, 대부분 증여세 납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韓 상속세…"기업승계 시 가장 큰 장애물"
삼성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일가가 이처럼 상속세 부담으로 대규모 대출을 받게된 것은 우리나라 상속세가 해외 주요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현행 기업승계 상속세제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이 2021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프랑스, 벨기에와 함께 공동 1위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이 2020년에 3위(0.5%)였으나, 2021년에 0.2%p 증가해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됐다. 직계비속에 대한 기업승계 관련, 상속세 최고세율(50%)은 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이지만, 대주주 등으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을 경우 평가액에 할증평가(20% 가산)를 적용해 과세, 최대주주 주식 할증과세 적용 시 최대 60%의 세율처럼 적용 받아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임동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만 최대주주에게 획일적인 할증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이미 주식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세법상 실질과세원칙에 위배된다"며 "기업승계 시 상속세는 기업실체(business entity)의 변동없이 단지 피상속인의 재산이 상속인에게 무상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세로서 기업승계 시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의 활성화 및 대기업으로의 성장이라는 선순환을 위해 우선 국제적으로 높은 상속세율(50%)을 OECD 회원국 평균 수준보다 조금 높은 30%까지 인하해야 한다"며 "최대주주할증과세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장기적인 대안으로 기업승계의 장애요인인 상속세를 폐지하고 동시에 조세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이득세(승계취득가액 과세)의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며 "추후 상속자산 처분 시 사망자와 상속인 모두의 자본이득에 과세하기 때문에 조세형평성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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