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후계자' 결국 또 2군행, 롯데 어쩌나 "스트레스와 압박감 많았다"

윤욱재 기자 2023. 8. 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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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윤욱재 기자]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지난 해 롯데는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1)가 은퇴하면서 거포타자를 잃었지만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24)를 보면서 희망을 찾았다.

한동희는 2018년 1차지명으로 롯데에 입단, 2020년 타율 .278 17홈런 67타점을 기록하면서 1군 주전선수로 거듭났고 2021년 타율 .269 17홈런 69타점을 남긴데 이어 지난 해에는 타율 .307 14홈런 65타점을 마크하면서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침 이대호까지 은퇴한 상황. 이대호는 롯데를 떠나면서 자신의 대를 이을 후계자 1순위로 한동희를 지목했다. 그래서 올해 한동희를 향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동희는 올해 77경기에서 타율 .217 4홈런 28타점으로 프로 입단 후 최악의 시련을 맞고 있다. 결국 롯데는 7일 한동희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올해만 벌써 두 번째 2군행이다.

한동희를 바라보는 사령탑의 마음도 착잡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8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한동희를 2군으로 내려 보낸 것에 대해 "한동희가 올 시즌 내내 공격에서 풀리지 않으면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시즌 중간에 조금 좋아질 것 같은 타격 사이클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것이 꾸준하게 이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실 한동희는 신인 시절에 2군에서 타율 .438 15홈런 43타점을 기록할 만큼 일찌감치 2군 무대를 초토화했던 선수다. 그가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도 잠시 2군에 내려갔을 때도 타율 .379 1홈런 3타점을 남겼을 정도.

그렇다면 한동희는 2군에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서튼 감독은 "2군에 내려가서 당겨치는 것보다 유격수에서 우익수 방향으로 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비에서도 좋은 집중력을 갖는 멘탈 훈련을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분명 한동희는 올해 팀을 돕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한 선수이기 때문에 2군에서 열심히 하고 올라올 것이라 믿고 있다"라고 바랐다.

이어 서튼 감독은 "한동희는 타격이 좋을 때 스트라이크존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좋은 선수고 또 결과에 상관 없이 꾸준히 강한 타구를 만드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동희는 롯데에 입단할 때부터 거포 유망주로 많은 주목과 기대를 받았던 선수다. 올해로 벌써 프로 6년차. 그런데 왜 이런 시련에 봉착한 것일까.

▲ 한동희 ⓒ롯데 자이언츠
▲ 한동희 ⓒ롯데 자이언츠
▲ 한동희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가 스스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는 서튼 감독은 "이대호가 은퇴를 하면서 '포스트 이대호'로 불렸고 중심타선에 들어가다보니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많이 받은 것 같다. 타자가 타격 사이클이 떨어지면 심플하게 접근을 해야 하는데 더 열심히, 더 잘하려고 하다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서튼 감독이 바라보기에도 한동희가 반드시 '포스트 이대호'라는 길을 갈 이유는 없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한동희에게 '포스트 이대호'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최고 버전의 한동희가 됐으면 좋겠다. 선수에게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는 서튼 감독은 "하지만 비교를 하는 사람들도 많고 선수 본인도 그런 내용을 보고, 읽고, 듣게 되면 아무래도 의식을 할 수밖에 없다"라는 말로 한동희가 가졌을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이해했다.

과연 한동희는 얼마나 2군에서 와신상담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까. 서튼 감독은 아직 그 기간을 정하지 않고 있다. "일단 시간이 필요하다. 정신적으로도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훈련량은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확실히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서튼 감독은 "완전히 준비가 됐을 때 1군으로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전했다.

어쩌면 한동희의 야구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시기가 찾아온 것일 수도 있다. 이제는 '포스트 이대호'라는 압박에서 벗어나 '진짜 한동희'의 모습을 되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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