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수사단장 “이첩 대기 명령 들은 사실 없어…해병대 정신 실천했을 뿐”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하다 보직 해임된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장관의 이첩 대기 명령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해병대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은 오늘(9일) 입장문을 내고, "국방부 장관 보고 이후 경찰에 사건이첩 시까지 저는 그 누구로부터도 장관의 이첩 대기 명령을 직·간접적으로 들은 사실이 없다"며 "다만, 법무관리관의 개인 의견과 차관의 문자 내용만 전달받았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함에 있어 법과 양심에 따라 수사하고 그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는 유가족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사건 발생 초기 윤석열 대통령께서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셨고, 저는 지시를 적극 수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 결과 사단장 등 혐의자 8명의 업무상 과실을 확인했고,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내용을 해병대 사령관과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대면 보고했다고도 박 대령은 전했습니다.

박 대령은 또, "저는 현재 국방부 검찰단에 '집단항명 수괴'로 형사입건되어 있고, 해병대 수사단장은 보직 해임되었다"며 "해병대는 정의와 정직을 목숨처럼 생각한다. 그러한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아울러, 박 대령은 "앞으로 발생되는 일들에 대해서도 시종일관 정정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국방부는 해병대 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1사단장이 형사처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장관과 해병대 사령관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장관은 현장에서 수색에 동참했던 초급간부들까지도 죄가 있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한 바는 있으나 특정인에 대해 언급한 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조사본부에 인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차관이 자체 수정하라고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차관은 보도에서 언급된 내용을 말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도 오늘 오후 입장을 내고,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사망 사건 관련 자료 이첩 시기 연기에 대해 명시적으로 지시한 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사령관은 이어, "신범철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문자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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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