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방탄복 “바닷물에 성능 저하”…20년 되고 구멍난 것도
[리포트]
군 장병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방탄복과 방탄 헬멧 관리가 미흡하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군이 충격 흡수력이 확인되지 않은 방탄 헬멧을 납품받는가 하면, 바닷물에 들어갔을 때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방탄복을 써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많은 미군 병사들이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머리 부상을 입었습니다.
대부분은 전투 중 머리에 총을 맞은 게 아니라, 폭탄이 터질 때 장갑차 안에 있다가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혔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방탄헬멧의 '충격 흡수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육군군수사령부는 지난해 충격흡수력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은 방탄헬멧 상당수를 납품받았습니다.
감사원은 성능 측정값이 없었는데도, 한 군 관계자가 시험 성적서를 허위로 작성해 방탄헬멧을 납품하도록 했다며, 육군참모총장에게 중징계인 정직 처분을 요구했습니다.
감사원은 또 우리 해병대나 해군 장병들이 쓰는 방탄복 I형의 경우 바닷물에 들어갔을 때 안전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은 바닷물에 방탄복이 3시간 이상 노출되면 총알 관통 확률이 70%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미군은 방탄복을 바닷물에 24시간 담갔다가 성능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우리 해군과 해병대에 보급된 방탄복을 미군 시험조건에 따라 점검해 보니, 바닷물이 들어갔을 때의 저항 성능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육군과 해군, 해병대는 방탄복을 9년간 쓰게 돼 있고, 방탄헬멧의 사용 가능 연수는 15년입니다.
그러나 한 해병대 예하 부대에선 20년 넘은 부력방탄복을 쓰고 있었고, 내피에 구멍이 나 방수기능이 떨어진 방탄복도 발견됐다고 감사원은 설명했습니다.
최근 5년간 방탄복과 방탄 헬멧 사는 데 들어간 군 예산은 2천7백억 원.
감사원은 방사청과 육군에 품질 검사 업무를 더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또 국방부엔 방탄물자의 성능 유지와 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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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기자 (siw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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