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의 미친 여자들 "장화홍련·콩쥐팥쥐 속 진짜 빌런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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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방의 미친 여자들'(한겨레출판)은 우리 고전 속 여성 영웅에 집중한다.
영웅의 '웅'이 수컷을 뜻하는 말이란 사실에서 알 수 있듯 기존의 영웅 이야기는 남성 중심의 서사다.
이에 저자 전혜진은 태초의 여성 신화 '바리데기'부터 정상가족에 도전한 '방한림전'까지 숨겨진 여성 영웅들을 발굴하고 이야기를 여성서사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우리의 여성 주인공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게 되는 여성 잔혹사에 맞서 생존을 위한 분투를 벌이면서 영웅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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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규방의 미친 여자들'(한겨레출판)은 우리 고전 속 여성 영웅에 집중한다.
영웅의 ‘웅’이 수컷을 뜻하는 말이란 사실에서 알 수 있듯 기존의 영웅 이야기는 남성 중심의 서사다. 이에 저자 전혜진은 태초의 여성 신화 '바리데기'부터 정상가족에 도전한 '방한림전'까지 숨겨진 여성 영웅들을 발굴하고 이야기를 여성서사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장화홍련전'과 '콩쥐팥쥐전'은 사악한 계모가 전처소생의 딸을 구박하는 이야기로 기억되지만 사실 두 소설에서 딸에게 정말 위협적인 존재는 계모가 아닌 무관심한 아버지다. 소설 속 가부장들은 한정된 재산이나 집안의 기득권을 두고 계모와 딸 사이에 생긴 갈등을 자신이 신경 쓸 필요 없는 집안일로만 여겨 방관했다.
두 아버지는 장화가 처녀의 몸으로 임신해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누명을 쓰자 딸을 살해하는 것을 묵인하고 팥쥐가 콩쥐를 살해하고 감사 부인 행세를 하느라 집에 없는데도 딸을 찾지 않는다. 이렇듯 딸의 고난에 무관심했던 아버지들 그리고 아버지들의 무관심을 용인한 당대 사회가 딸들의 비극을 낳았다.
우리의 여성 주인공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게 되는 여성 잔혹사에 맞서 생존을 위한 분투를 벌이면서 영웅으로 거듭난다. 따라서 이들의 이야기는 단지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나 특별한 능력을 갖춘 한 여성의 성공담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과 제약에 맞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들, 곧 이 시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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