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家 주식담보 대출 7조원 돌파…상속세 납부 목적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2023. 8. 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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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총수 일가가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이 이달 초 기준으로 7조6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LG그룹 오너 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 규모는 1년 전 1288억원에서 올해 2747억원으로 늘었다.

한솔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금액이 1년 새 170억원에서 603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농심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 금액도 200억원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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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보다 대출 규모 2조원 이상 늘어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9일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금액이 이달 초 기준으로 7조6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 연합뉴스

국내 대기업 총수 일가가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이 이달 초 기준으로 7조6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조원 넘게 늘어난 규모로, 주로 상속·증여세 등의 세금을 납부를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지난 4일 기준 82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72개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의 절반인 36개 그룹 136명이 보유 주식의 37.1%를 담보로 총 7조6558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5조4196억원) 대비 41.3%(2조2362억원) 상승한 수준이다. 담보 비중 기준으로는 1년 전의 29.6%보다 7.5%포인트(p) 증가했다.

오너 일가는 상속·증여세 등의 세금을 납부하거나 경영·승계 자금을 마련하고자 할 때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해 자금을 끌어모은다. 해당 주식에 대한 의결권은 유지되면서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이 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 없이 경영권을 계속해서 행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다만 해당 지분의 가격이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 반대매매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오너 역시 증거금을 추가로 요구받으며 심할 경우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 지장이 생길 수 있다. 

1년 새 오너 일가의 대출금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그룹은 삼성이었다. 삼성가(家) 세 모녀는 계열사 보유 지분의 40.4%를 담보로 제공, 총 4조781억원을 대출받았다. 1년 전(20.2%·1조8871억원)과 비교하면 담보 비중은 두 배로, 대출 금액은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2조25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1조1167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6611억원을 대출받았다.

다음으로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이 많이 늘어난 곳은 LG였다. LG그룹 오너 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 규모는 1년 전 1288억원에서 올해 2747억원으로 늘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2월과 6월에 각각 230억원과 1180억원을 추가로 대출하며 총 대출금액이 1770억원으로 증가했다.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SK그룹에서는 오너 일가 10명이 계열사 지분의 51.8%를 담보로 5575억원을 대출 중이었다. 1년 새 대출금액이 608억원 늘었다. 한솔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금액이 1년 새 170억원에서 603억원으로 증가했다. 대부분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이 대출한 몫으로 이 역시 증여세 납부를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농심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 금액도 200억원 이상 상승했다.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올해 142억원을 추가로 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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