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야금야금 다시 오르는 시중금리…앞으로는?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올해 주택시장을 움직였던 자금 중에서 1월에 정부가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 이걸 빼놓고 얘기할 수 없죠. 그런데 이 특례보금자리론도 모레(11일)부터 금리가 오른다고요?
<기자>
지금보다 금리가 0.25% 포인트 높아지게 됩니다.
정확히는 집값이 6억 원이 넘는 집을 사거나, 아니면 소득이 1억 원이 넘을 경우에 신청할 수 있는 일반형의 금리가 오르는 겁니다.
그래서 10년 만기 일반형의 금리는 4.15%에서 4.4%로, 50년 만기는 4.7%가 됩니다. 내일 신청분까지만 기존의 금리가 적용되는 겁니다.
다만 우대형의 금리는 동결합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이번 금리 인상 결정 이전에도 이자의 매력은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시중 대부분 금리보다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일반형만 보면 1월 출시 이후에 시중 최저금리보다 오히려 특례보금자리론 쪽의 금리가 더 높은 금리가 꽤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금리를 올리게 된 이유, 주택금융공사가 특례보금자리론을 내주느라 발행하고 있는 MBS 주택저당증권의 이자가 꾸준히 올라서 연 4.43% 수준까지 왔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특례보금자리론을 내줄 돈을 구해오는 금리가 돈을 빌려주면서 받는 이자보다 더 높아졌다는 겁니다.
일반형이라도 이자를 올려 받아야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 감당이 가능하다는 거죠.
<앵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오른다. 이 얘기는 시중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는 얘기겠죠.
<기자>
시중금리가 다시 야금야금 오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지난 1월 이후로 올해 내내 변화가 없거든요, 3.5%.
하지만 시중금리는 기준금리랑 상관은 있지만 정확히는 좀 다른 기준으로 움직이는데요.
최근 추이를 보면 지난 연말에 시중금리가 가장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가 지난 2분기 초까지는 꾸준히 낮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사상 처음으로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났던 가계대출도 다시 늘기 시작했죠.
금리가 급격히 오르니까 사람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대출을 갚다가 "올해 들어서 금리가 좀 주춤하네 이 정도면 돈을 새로 빌릴 만하다" 또는 "당분간 갚지 않고 버틸 만하다" 이런 경우가 다시 늘어난 겁니다.
그런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라는 금리, 지난 4월에 3.44%까지 내려갔다가 6월 기준으로 3.7%까지 다시 올라와 있습니다.
그리고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건 채권인데요. 은행채 5년물이 대표 기준입니다.
이것도 지난 4월에는 3% 후반대까지 금리가 떨어졌다가 지난달 말로 4.23%,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이번 주 초 월요일 기준으로는 4.29%까지 왔습니다. 거의 4.3%죠.
그러면서 4월과 5월에는 종종 보였던 3%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이제 시중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그럼 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금리가 계속 올라가게 될까요?
<기자>
적어도 당분간은 금리가 조금 더 상승 쪽으로 압력을 받을 요인들이 더 많이 보이기는 합니다.
한국은행이 이달 말에 기준금리를 다시 한번 동결한다고 해도요.
일단 지난 2분기 초에 금리가 조금 내려갔던 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난 것 같고 미국도 금리 인상이 끝나 가는 것 같고 이제는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가 더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다가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좀 눌러달라, 시중은행들에게 권고하면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상금리 폭을 줄인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사이에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미국이 올 초에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거듭 인상하면서 시장이 좀 더 고금리에 오래 머무를 분위기가 다시 형성됐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도 미국이 대규모로 국채를 발행합니다.
한마디로 지금 미국 정부가 써야 되는 돈이 많아서 세상에 차용증을 써 주고 시중의 돈을 많이 빌리려고 하는 중인데요.
그러려면 이 차용증의 이자를 웬만큼 높여서 줘야겠죠. 다 팔려고 하면요. 이렇게 되면 우리 정부 채권도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한국 국채가 미국 국채보다 금리가 한참 낮으면 잘 안 팔릴 테니까요. 그러면 결국 이 분위기는 시중 채권,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까지 옮겨 붙을 수밖에 없고요.
우리 대출 금리가 오르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바로 이 모습이 요즘 시장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지만 미국과 역대 최대로 벌어진 금리차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이고요.
설사 올리지 않더라도 시장금리는 다른 이유로도 이렇게 야금야금 오르고 있습니다.
당분간 이런 부분 유념하시면서 대출과 상환 계획 세우시는 게 좋겠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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