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6이닝’ 플럿코의 불편한 ‘브레이크’···LG는 전화위복 기대

안승호 기자 2023. 8. 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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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아담 플럿코. 정지윤 선임기자



프로야구 2023시즌 후반기 둘째날인 지난 7월22일 잠실 SSG-LG전은 비 때문에 취소됐다. 우천 취소 경기가 발생할 때면, 관계자들은 이런저런 득실 계산에 머리가 복잡해지지만 대개는 표정까지 어두어지지는 않는다. 당장은 조금 쉬어가고 싶어하는 본능은 감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 LG의 주요 관계자들의 목소리는 대체로 밝지 않았다.

일상의 우천 취소 경기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1회초 LG 야수들이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달려 나가려 할 때 빗줄기가 굵어졌다. 경기 자체가 개시되지 못했다.

LG의 아쉬움은 외국인 에이스 아담 플럿코가 경기 전, 불펜에서 어깨를 다 풀어놓은 데 있었다. 이럴 경우, 해당 투수는 다음날 등판이 어렵다. LG로서도 선발진에서 가장 강한 카드인 플럿코 기용을 며칠간 유예해야 했다.

플럿코는 사흘 뒤인 7월25일 잠실 KT전에서 선발 등판했지만, 6이닝 4안타 3실점의 무난한 피칭을 하고도, 당시 흐름이 너무 좋은 상대 좌완 웨스 벤자민에 밀리며 패전투수가 됐다.

플럿코는 그 뒤로 1군 공식 기록이 없다. 플럿코는 이후 30일 잠실 두산전 등판 순서였지만, 그날 잠실 경기 LG 선발 마운드에는 키움에서 이적한 최원태가 올랐다. 이 즈음 감기몸살로 로테이션 조정 중이던 플럿코는 검진 결과, 코로나19 진단을 받으며 아예 등판이 미뤄졌다.

지난 8일 광주 KIA전은, 어쩌면 플럿코 입장에서는 회심의 선발 등판이었다. 시작부터 흐름이 참 좋았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르기 전, 팀 타선이 에이스의 복귀를 환영이라도 하듯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5점을 넉넉히 지원했다. LG 타선은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는지 2회초 3점을 더 보탰다. 이쯤 되면 미디어에서는 ‘사실상 승부가 가려졌다’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다시 승부를 가른 것은 ‘빗줄기’였다. 플럿코가 다시 등판한 2회말 1사 1루에서 급작스럽게 빗줄기가 굵어지며 경기가 중단됐고, 다시 속행되지 못했다. 플럿코는 다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이날 LG가 쏟아낸 공식 기록도 비에 쓸려갔다.

플럿코는 후반기 공식 기록으로 1경기 6이닝만을 기록하고 있다. 드러난 기록만 보자면 이유 있는 ‘브레이크’를 하고 있는 듯한 흐름이다. 후반기에서 17이닝을 던진 케이시 켈리, 15이닝을 던진 임찬규 등과 비교하면 이닝수 차이가 꽤 커 보인다.

플럿코에게는 악재의 연속이지만, LG로서는 그게 또 ‘전화위복’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도 어깨와 스태미너에는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NC 에릭 페디. 정지윤 선임기자



플럿코는 시즌 11승2패 평균자책 2.33을 기록 중이다. 의도하지 않은 공백기가 길어지는 사이, 다승과 평균자책 선두 다툼을 하던 NC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는 멀리 달아났다. 페디는 벌써 후반기 3승을 챙기며 시즌 15승(3패) 고지에 올라섰고, 평균자책도 1점대(1.97)로 낮췄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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