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에 일본 규슈 초속 42m 강풍
11일 오전까지 전국이 영향권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9일 일본 규슈 지방에 한때 초속 40m가 넘는 강풍이 불고 큰비가 내리면서 133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 카눈이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마쿠라자키시 서쪽 130㎞ 해상에서 시속 15㎞의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이며,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초속 30m다.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40m이며, 중심에서 반경 150㎞ 이내 지역에서는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불고 있다.
마쿠라자키시에서는 이날 오전 5시12분쯤 초속 41.8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또한 가고시마현과 인접한 규슈 미야자키현 미사토정에는 1시간 동안 53㎜의 폭우가 쏟아졌다. 미사토정의 이달 강수량은 693.5㎜로 이미 8월 평년 강수량을 넘어섰다.
태풍의 영향으로 규슈 지방에는 10일 오전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태평양의 습한 공기가 일본 열도로 유입되면서 11일쯤까지 기록적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10일 아침까지 예상 강수량은 규슈와 시코쿠 지역 최대 300㎜, 혼슈 중부 지역 최대 250㎜, 가고시마현 아마미 지역 최대 200㎜다.
NHK는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등지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태풍으로 이날 오전 9시 현재 가고시마현, 미야자키현, 나가사키현, 구마모토현 등 규슈 4개 현에서 약 68만 가구, 총 133만명에게 피난지시가 발령됐다고 보도했다.
규슈와 시코쿠에는 순간 풍속이 초속 35m를 넘는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됐다.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규슈 서쪽 해상을 따라 이동하면서 항공기와 선박 운항이 잇따라 중단되고 1만70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공항에서 이날 이착륙하는 항공편은 결항했고, 일부 특급열차와 규슈의 섬들을 오가는 많은 선박도 운행을 중단했다. 도요타자동차는 태풍의 접근으로 렉서스를 생산하는 후쿠오카현 미야타공장의 가동을 이날 저녁부터 심야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카눈은 점차 북상해 10일 한반도에 상륙하고, 11일 오전까지 전국이 카눈의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제7호 태풍 ‘란’도 일본 열도를 향해 북서진하고 있다. 란은 10∼12일쯤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에 접근한 뒤 내주 혼슈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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