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스스로 일할 수 있게… 맞춤형 자립 교육에 새 삶 얻어[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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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위치한 장애인 거주시설 예림원에 다니는 16살 준수(가명)에게는 혼자 버스를 타는 것조차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준수는 예림원의 도움으로 수차례의 버스 타기 연습을 한 끝에 학원을 혼자 다닐 수 있게 됐고, 수업이 진행되면서 점차 강사와 친분을 쌓는 것은 물론 학원이라는 매개를 통해 지역사회에 녹아드는 경험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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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예림원 지적장애아동 11명
초등생은 자기 탐색·재능 발견
놀이체험하며 직업별 업무 익혀
중·고생 그룹은 현실 취업 조언
직업 가진 발달장애인의 멘토링
총4명 바리스타 등 자격증 취득
인천에 위치한 장애인 거주시설 예림원에 다니는 16살 준수(가명)에게는 혼자 버스를 타는 것조차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지적장애를 가진 준수는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사회에 나갈 준비를 차근차근히 하고 싶어 했지만 초반부터 적지 않은 난관에 부딪혔다. 혼자 버스를 타는 경험 자체가 없었고 사교육 기관에 다니는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예림원 직원들은 먼저 준수의 장애를 이해하고 지적 수준에 맞게 컴퓨터 수업이 가능한 곳, 버스를 갈아타지 않고 쉽게 이동이 가능한 곳, 수업의 횟수는 많고 수업당 시간은 적은 곳 등의 조건에 맞춰 학원을 알아봤다. 준수는 예림원의 도움으로 수차례의 버스 타기 연습을 한 끝에 학원을 혼자 다닐 수 있게 됐고, 수업이 진행되면서 점차 강사와 친분을 쌓는 것은 물론 학원이라는 매개를 통해 지역사회에 녹아드는 경험도 했다. 그간의 노고는 정보기술자격(ITQ) 및 아래한글 시험 A등급 자격증 취득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예림원 관계자는 “준수가 얻은 것은 자격증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 향상이었다”고 말했다.
준수와 같이 예림원에 다니는 지적장애아동 11명은 지난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꿈 발견 프로젝트 ‘포텐셜UP’에 참여하면서 자립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2022년 6월 12일부터 11월 30일까지 총 5개월여간 예림원이 진행한 프로그램은 특수학교 초·중등부에 재학 중인 지적장애 아이들에게 직업 탐색의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아이들은 사업설명회에 참여해 내용을 듣고 스스로 참여를 선택 및 결정했다. 현재 국내 장애인에 대한 지원사업은 중증 이상 장애인에게 치우쳐져 있어 경증 장애아동들을 위한 자립 프로그램이나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예림원이 이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된 이유였다.
포텐셜UP은 준수와 같은 중·고등학생 그룹과 초등학생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먼저 중·고등학생 대상 프로그램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성인 발달장애인을 멘토로 초청해 아이들이 취업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A부터 Z까지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요양보호사, 제조업, 학교 사무보조, 병원 서비스 및 사무보조 등에서 근무하는 멘토들의 멘토링이 진행됐다. 직업박람회와 잡월드를 통해 꿈을 찾아보거나 직업에 대한 경험을 쌓도록 지원도 이뤄졌다. 아이들은 홈페이지에서 직업들을 확인한 후 관심 있는 직업을 직접 선택했고 호텔관광경영학과,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등의 교수님이 직접 강사로 나서 1대1로 직업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중 활동 의욕이 높은 4명의 아이들은 케이크디자인, 커피 제조,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구체적인 진로를 결정하기도 했다. 그 결과 3명의 아동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1명은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초등학생 그룹의 경우에는 자기 탐색을 바탕으로 재능 발견과 직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먼저 아이들은 스스로 좋은 것, 싫은 것, 이루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 등을 고민해보면서 자기탐색의 시간을 가졌다. 키자니아에 방문해 놀이형 직업 체험도 하도록 하면서 각 직업이 하는 구체적인 업무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예림원 관계자는 “아이들이 자립하게 되면 가사부터 금전관리까지 새로운 일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다양한 영역의 단계별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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