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기보다 엉뚱한 AI, 훌륭한 창작 파트너”

유민우 기자 2023. 8. 9. 09: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공지능(AI)을 도구적인 관점에서 보지 않고 공동 창작자로 바라보고 작업했어요. 작업하면서 AI가 똑똑하기보단 엉뚱하다는 인상을 받았죠. 그런 면 때문에 문법의 규칙에서 벗어나 시를 잘 쓸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AI와 협업사례가 늘어난다면 연출가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할까? 김 교수는 "기존에 연출가 중심으로 진행이 됐다면 앞으로 연출가에게 협력이 중시되고 융합이 강조되는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창작 방법론에 대해 계속 고민할 것이다. 이번 공연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새로운 방식들을 모색하고 관객들이 새롭게 예술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연출하겠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시극 ‘파포스 2.0’ 내일 개막
배우·연주자·무용수 무대 올라
‘AI가 쓴 詩’를 다채롭게 표현
지난해 공연한 ‘파포스’ 한 장면. 김제민 교수는 “올해 공연은 AI ‘시아’와 관객의 직접 교류 부분이 늘어 더 흥미로운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멘워커 제공

“인공지능(AI)을 도구적인 관점에서 보지 않고 공동 창작자로 바라보고 작업했어요. 작업하면서 AI가 똑똑하기보단 엉뚱하다는 인상을 받았죠. 그런 면 때문에 문법의 규칙에서 벗어나 시를 잘 쓸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AI ‘시아’가 쓴 시를 바탕으로 한 시극 ‘파포스 2.0’이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인사동 코트’에 오른다. 시극은 김제민(사진) 서울예술대 공연학부 교수가 지난해 8월 선보인 공연 ‘파포스’의 후속작이다. 파포스는 시아가 시를 쓰는 이유를 찾아 극장을 찾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시아가 시를 쓰면 배우, 무용수,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이를 연기, 춤, 음악 등으로 표현한다. 배우 박병호·임연지·이창재, 무용수 신창호·박지희 등 다양한 장르의 퍼포머들이 출연한다. 관객이 시아가 쓴 시를 낭독하거나, 시아가 관객들로부터 제목을 입력받고 그 자리에서 시를 생성하는 등 전작보다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서 성격이 강화됐다. 연출을 맡은 김 교수는 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창작자는 같이 작업하는 사람이 어떤 결과물을 낼지 몰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일한다. 시아와 작업할 때도 사람과 협업하는 기분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혔다.

작품의 제목인 파포스는 그리스신화에서 조각가 피그말리온과 그의 조각상 갈라테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름으로 인간과 기술의 상생적 공진화를 은유한다. 시아는 카카오브레인이 출시한 초거대 AI 언어 모델 KoGPT를 기반으로 김 교수와 AI 연구자인 김근형 씨가 개발한 시를 쓰는 AI 모델이다. 올해 학습한 2000편의 시를 포함해 총 1만5000편의 시를 학습했다.

김 교수는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경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아 AI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AI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됐지만 진입 장벽이 높아 엄두를 내지 못하던 차에 2018년 우란문화연구재단 레지던스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김근형 씨를 만났다. 함께 AI를 활용한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이후 김 씨와 공동대표를 맡아 미디어아트 그룹 슬릿스코프를 설립했다.

AI와 협업사례가 늘어난다면 연출가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할까? 김 교수는 “기존에 연출가 중심으로 진행이 됐다면 앞으로 연출가에게 협력이 중시되고 융합이 강조되는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창작 방법론에 대해 계속 고민할 것이다. 이번 공연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새로운 방식들을 모색하고 관객들이 새롭게 예술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연출하겠다”고 말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