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연속 흑자 낸 쿠팡...김범석 “로켓 플라이힐 가속화”
첫 연간 흑자 달성 가까워져
김범석 “로켓그로스·대만 사업 등 중소기업과 동반 성장”
쿠팡이 올해 2분기에도 외형 성장과 흑자를 이루며 사상 첫 연간 흑자의 가능성을 높였다. 2014년 로켓배송을 선보인 쿠팡은 줄곧 적자를 냈지만, 작년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분기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였으나, 올 들어 2분기 연속 흑자를 내면서 연간 흑자 달성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상 최대 분기 매출·4분기 연속 흑자 달성
9일(한국시간) 쿠팡(쿠팡Inc)은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2분기 매출이 7조6749억원(58억3788만달러·분기 환율 1314.68원 적용)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달러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6%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940억원(1억4764만달러)으로 흑자 전환하며,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인 1908억원(1억4519만달러)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847억원, 당기순손실 952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활성 고객수(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는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증가한 1971만명을 기록했다. 또 쿠팡의 1인당 고객 매출은 296달러(38만9천100원)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다년간의 독보적 투자와 고객 경험, 운영 탁월성에 집중한 끝에 수익성과 지속적인 고성장 모두를 달성했다”며 “매출과 활성 고객(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 수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등 ‘플라이휠(Fly Wheel)’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로켓그로스·대만 사업 성장 속도 빨라... “중소기업 수혜”
쿠팡은 로켓배송을 선보인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적자를 기록해 왔다. 전날 밤 물건을 주문하면 다음 날 배송하는 익일 배송 서비스의 전국 확장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 이유다. 지난해까지 6조원 넘는 누적 적자를 냈으나,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4분기 연속 외형 성장과 흑자가 이어지자, 업계에선 쿠팡의 대규모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매출과 이익, 고객이 늘면서 현금 흐름도 좋아졌다. 쿠팡은 2분기 12개월 누적 기준으로 영업현금흐름은 20억달러, 잉여현금흐름 10억달러 이상을 달성했다.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3억22만 달러로 5.1%의 마진율을 기록했다. 1년 전(6617만 달러)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 의장은 “10% 이상의 조정 EBITDA 마진율이라는 장기 목표 가이던스(자체 실적 전망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았고 여전히 성장의 강력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며 “로켓의 모든 카테고리가 빠른 속도로 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3월 도입한 로켓그로스(FLC)가 로켓 배송보다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켓그로스는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는 중소상공인들이 상품을 입고하면, 쿠팡이 이후의 보관, 포장, 재고관리, 배송 등을 책임지는 풀필먼트 서비스로, 로켓배송이 보장된다는 이점으로 쿠팡에 입점한 중소상공인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김 의장은 “로켓그로스의 성장 속도가 전체 비즈니스 성장률보다 2배 이상 빠르다”며 “고객과 파트너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특히 중소기업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고 했다.
◇신사업에 4억 달러 투자... ‘이츠 할인’ 멤버십 정규 혜택으로
쿠팡은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대만 사업과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추정치는 4억 달러로 예상된다.
특히 대만에서 높은 수준의 투자를 이어간다. 지난해 대만에서 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한 쿠팡은 지난 2분기 현지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름을 올릴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김 의장은 “대만에서 로켓배송을 출시한 첫 10개월은 한국의 로켓배송이 도입된 10개월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다”며 “대만 고객들에게 수백만 개 이상의 한국 제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0%는 한국 중소기업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성장을 이끈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혜택도 강화한다. 쿠팡은 올해부터 와우 회원들에게 횟수 제한 없이 주문마다 최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 결과, 해당 할인 혜택을 선보인 지역에서 쿠팡이츠를 쓰는 전체 와우 회원이 80% 증가했고, 평균 지출액도 20% 늘었다고 밝혔다. 이츠 할인을 출시한 지역의 쿠팡이츠 시장 점유율도 5% 이상 증가했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 연계 할인 프로그램을 위해) 공헌 이익의 흑자분을 재투자했다”며 “전략 성공에 힘입어 무제한 쿠팡이츠 할인을 와우 멤버십의 정규 혜택으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쿠팡의 흑자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국내 유통 시장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602조원으로, 신세계그룹(5.1%), 쿠팡(4.4%), 롯데(2.5%) 순이었다.
김 의장은 “국내 유통시장은 3년 이내 5500억달러(700조 이상)의 거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대 시장에서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이고, 우리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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