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청구권 쓸일 없네” 전셋값 하락에 다른집 찾는 세입자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8. 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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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전면 유리에 전·월세 관련 안내문구가 적혀 있다. [김호영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이 지속되면서 계약 갱신권을 사용하기보다는 더 나은 조건의 다른 집을 찾아 신규 계약을 맺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 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바탕으로 1~7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8만4372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신규 계약은 29.7% 증가한 반면, 재계약은 27.7% 하락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보증금은 5억62만원으로, 작년 1~7월 평균 5억3517만원보다 평균 3455만원(6.5%) 하락했다. 신규 계약은 지난해 3만6184건에서 올해 4만 6946건으로 1만762건 늘었지만, 재계약은 1만4372건(만1798건→3만7426건) 줄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재계약 중에서 기존 조건을 그대로 연장하는 ‘연장 계약’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데 비해, 계약 조건을 바꿔 재계약하는 ‘갱신 계약’ 비율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전세 시세가 높던 지난해 1~7월 갱신계약은 전체 전세 거래 중 3만5499건으로 40.3%를 차지했다. 그런데 올해 같은 기간 갱신 계약 비율은 2만4409건인 28.9%에 그쳤다. 연장계약 비율도 작년 19.5%(1만6299건)에서 올해 15.4%(1만3017건)로 줄었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7월 2만5542건으로 서울 아파트 전체 전세 거래의 30%에 육박했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율은 올해 같은 기간 8833건으로 10.5%에 불과했다. 1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다방 관계자는 “역전세난과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전세 보증금 하락이 세입자의 전세 거래 유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은 상황에 급격한 전셋값 인상을 막고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계약갱신청구권 제도 역시 무색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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