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의 재활, RYU의 고통에 슬퍼했다"…'무릎' 잡고 쓰러진 류현진, 걱정 쏟아낸 팬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류현진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슬퍼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투구수 52구,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지난해 토미존 수술을 받고 1년 이상의 긴 재활을 마친 류혅진은 지난달부터 본격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했다. 마이너리그에서 4경기에 등판해 18이닝을 소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0의 우수한 성적을 남겼고, 463일 만의 빅리그 복귀전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타선은 조금 강력했다.
류현진은 지난 2일 볼티모어를 상대로 95마일(약 152.9km)이 넘는 강한 타구를 10개 허용, 9개의 피안타 중 5개의 안타가 장타로 연결, 6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는 과정에서 선두타자를 단 한 번도 잡아내지 못하며 5이닝 동안 9피안타(1피홈런)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기는 등 복귀전에서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썼다.
첫 등판의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지 않았지만, 8일 경기는 승리를 노려볼 만했다. 현실적으로 볼티모어보다는 타선의 화력이 약했던 까닭. 통산 맞대결 성적 또한 3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84로 매우 좋았다. 그러나 이날 투구는 기쁨과 걱정이 공존하는 경기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노히트'의 완벽한 투구를 펼친 뒤 마운드를 내려가는 과정에서 '아찔'한 사고를 당했던 까닭이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5회였지만, 사실 1회부터 류현진은 아찔한 상황에 놓였다.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호세 라미레즈가 친 타구가 99.4마일(약 160km)의 강습타구가 류현진을 향해 뻗어나갔던 까닭. 다행히 라미레즈의 타구는 류현진의 글러브에 맞은 뒤 떨어졌고, 류현진은 침착하게 1루수에게 공을 건네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류현진의 순항은 이어졌다. 첫 등판 때는 효과적이지 않았던 체인지업이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이었다. 특히 류현진은 가브리엘 아리아스에게는 체인지업 3개를 연달아 던지며 삼진을 솎아냈는데, 이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에 이어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두 번째로 900탈삼진의 고지를 밟는 등 군더더기 없는 피칭으로 3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결정적으로 류현진이 강판되는 상황은 4회였다. 4회말 2사 1루에서 클리블랜드 오스카 곤잘레스가 친 타구가 97.7마일(약 157.2km)의 속도로 날아가 류현진의 오른쪽 무릎 안쪽을 강타한 것. 타구에 맞았은 류현진은 고통을 참고 후속 플레이를 통해 타자주자를 잡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지만, 이내 그라운드에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을 비롯해 트레이너는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올 정도로 깜짝 놀란 듯했다. 결국 한참 동안 쓰러져 있던 류현진은 이내 일어나 스스로 더그아웃으로 돌아갔지만, 더 이상 투구를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 결과 류현진은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올 시즌 첫 승은 다음 등판을 기약하게 됐다.
외신은 걱정을 쏟아냈다. 'MLB.com'은 "류현진이 수비 도중 통증으로 쓰러진 후 무릎 타박상을 당해 경기를 떠났다. 13개월 이상이 걸린 토미존 수술에서 회복한 후 토론토에서 두 번째 선발 등판을 한 류현진에게는 잔인한 시간"이라고 전했고, '야후 스포츠 UK'는 "류현진인 야구계에서 가장 불운한 선수일 것이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고 우려했다.
팬들 또한 마찬가지. '야후 스포츠 UK'는 SNS에 올라온 팬들의 실시간 반응을 전하며 "토론토의 충실한 팬들은 류현진이 마운드로 돌아오기 위해 1년 이상의 시간을 열심히 보낸만큼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슬퍼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매우 강력한 타구에 직격당한 만큼 류현진의 무릎은 크게 부어있는 상태. 그래도 다행인 것은 다음 등판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4회 슈나이더 감독의 부축을 받고 구장 내 X-레이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경기가 종료된 후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의 몸 상태에 대해 "종아리가 두 개가 됐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과정이 좋지 않았던 만큼 류현진의 투구 내용에 주목하는 현지 언론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4이닝 노히트 피칭은 분명 인상적인 투구였다. 'MLB.com'은 "류현진이 트레이드 마크인 체인지업을 선보이며 하드 컨택을 피하며 4이닝 노히트를 기록했다"고 호평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