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봉투 얇게 만드는 보험료 지출, 무엇이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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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부분 한정된 소득 내에서 지출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 노후 설계 자금 등 들어갈 돈이 많다. 결국 재테크의 시작은 소득을 감안해 지출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
보험료는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보험료 지출이 적지 않은 경우도 많다. 보험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재테크를 절대 논할 수 없다.
하지만 보험은 어렵다. 보험료 산출 과정을 알아내기도 쉽지 않다. 특약에 따라, 종류에 따라 내는 보험료도 크게 달라진다. 고객은 갑이지만 대부분의 보험 가입자는 보험설계사 앞에서 을이 되기도 한다.
제대로 된 보험 설계로 한 달에 5만원만 아낄 수 있다면 1년이면 60만원이고 10년이면 600만원이다. 보험 관리가 재테크의 시작인 셈이다. 그래서 보험료 관리를 어떻게 하면 최적화할 수 있는지 자세하게 준비했다.
월급봉투 얇게 만드는 보험료 지출, 무엇이 문제일까?
무턱대고 보험에 가입하느라 월급에서 보험료 지출이 상당한 경우도 많다. 보험설계사가 회사에서 받는 교육은 고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교육이 아니다. 보험사는 이윤을 남기려고 한다. 보험설계사도 자신의 수입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보험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험은 원칙을 정해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원칙이 필요한지 알아보자.
✔ 만기 환급형은 가입하지 말자
보험은 크게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 보장받기 위한 ‘보장성 보험’과 연금보험, 변액보험 등 저축이 주목적인 ‘저축성 보험’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목적은 질병, 상해 등을 대비하기 위해서이니 보장성 보험을 먼저 살펴보자.보장성 보험은 납입 방식에 따라 ‘만기 환급형’과 ‘순수 보장형’으로 구분된다. 만기 환급형은 만기에 그동안 납입한 돈과 수익을 돌려받는 구조이고, 순수 보장형은 가입기간 동안 보장만 받는 형식이다. 순수 보장형처럼 만기에 돌려받는 금액이 없는 보험을 소멸성 보험이라고 한다.
보험 전문가들은 만기 환급형 가입을 말리고 있다. 일단 만기 환급형은 매달 내는 돈이 훨씬 더 많다. 나중에 돌려받는 금액을 생각하면 만기 환급형이 손해는 아닌 것 같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만기 환급형과 순수 보장형의 보험료 차액만큼 적금을 들면 보험 만기 환급금보다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다. 만기 환급형은 보험사 사업비를 선차감한 뒤 운용되기 때문이다. 사업비로 빠져나가는 비율이 10%면 매달 10만원 보험료 중에 일단 1만원을 제하고 9만원을 가지고 운용하는 셈이다. <보험으로 짠테크하라>라는 책에 따르면 생명보험사가 만기 환급형 보험료에 붙이는 사업비는 7% 내외에 불과하지만 손해보험사의 경우 무려 30%에 달한다고 한다. 결국 과도한 사업비 때문에 만기 환급형은 가입자가 손해인 셈이다.
또한 만기 환급형은 매달 납입하는 비용이 크기에 지출 부담이 적지 않다. 만기 환급형은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보험료의 부담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해약할 가능성이 순수 보장형 대비 높다. 만기 환급형 해약 시 가입자는 엄청난 손해를 본다. 대부분의 보험 상품은 가입 초기일수록 사업비가 크다. 보험 가입자가 상품을 길게 유지하지 못하고 일찍 해지할수록 보험사의 수익은 커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설사 만기까지 납입을 완료하고 환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물가인상(인플레이션)을 고려해야 한다. 만기는 대부분 수십 년 후다. 만기 환급금을 받게 되더라도 현재 대비 원금 가치는 그만큼 떨어진 상태다. 만기 환급형 보험은 어릴 때 가입하면 환급받는 시기가 더욱 늦어지기에 오히려 손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보험설계사의 경우 순수 보장형 상품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만기 환급형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만기 환급형은 보험료가 비싸니 보험설계사가 받는 수수료가 순수 보장형보다 월등히 많다. 보험사도 더 많은 이익이 발생하기에 만기 환급형을 권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갱신형 특약은 웬만하면 피하자
갱신형 보험은 초기에 납입하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갱신을 거듭할수록 매년 보험료가 올라간다. 반면 비갱신형 보험은 초기 보험료가 갱신형보다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은 대부분 젊어서 가입하기 마련이고, 그 나이 때는 비갱신형보다 갱신형 보험이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보험료는 올라가기에 보험금이 많이 필요한 노후에 보험료가 천정부지로 올라 마지못해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보험은 특약을 넣는 경우가 많은데 특약에도 갱신형이 있다. 대부분 보험은 젊은 시절 가입하는데 그때는 해당 특약의 발병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특약 비용이 부담되지 않는다. 하지만 보험료가 계속 상승하는 갱신형이라면 나이가 들면서 부담이 급속히 늘어난다. 자신이 가입한 보험에 자신도 모르게 갱신형 특약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불필요한 갱신형 특약은 보험사나 보험설계사에게 직접 전화해 삭제할 수 있다.
기획 : 하은정 기자 | 취재 : 이승용(시사저널e 경제부 기자)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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