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에 수익까지 세금없이 증여… 이제 자녀 재테크는 ‘ETF’ 시대

유현진 기자 2023. 8.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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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투자하는 건데 물가상승률을 따지면 예·적금보다는 우량 지수를 따라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ETF를 선택했어요."

자녀에게 미리 재산을 증여하면서 수익률도 높일 수 있는 '자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A 씨와 같이 ETF 투자를 결정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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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자녀에 대한 증여는
10년마다 2000만원 비과세
목돈보다는 매달 적립식 유리
최근 국내 우량주들 고전하며
나스닥·다우 추종 ‘ETF’ 인기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투자하는 건데 물가상승률을 따지면 예·적금보다는 우량 지수를 따라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ETF를 선택했어요.”

30대 직장인 A(여·37) 씨는 최근 3살 딸아이의 명의로 미국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가입했다. 매달 적립식으로 일정 금액을 넣으면서 증여 세액 공제 제한까지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자녀에게 미리 재산을 증여하면서 수익률도 높일 수 있는 ‘자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A 씨와 같이 ETF 투자를 결정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행법상 자녀에 대한 증여는 10년마다 2000만 원까지 가능하다. 10살까지 2000만 원, 20살까지 4000만 원을 세금 부담 없이 물려줄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원금 기준이기 때문에 한 번에 자녀 명의 예금 계좌에 목돈을 넣어주기보다는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원금에 수익까지 더해 증여할 수 있다. 주식의 경우 통상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우량주가 중심이 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이 우량주들의 주가가 고전하면서 ETF로 눈을 돌리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장법인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가 지난해 말 기준 75만5000명으로, 2019년 말 9만8000명에서 무려 670.4%나 뛰어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미성년자 주식 계좌는 지속 증가세다. 키움증권의 경우 어린이날이 있는 지난 5월에 미성년자 명의로 신규 계좌를 만든 경우가 7728건에 달했고, 7월에도 6437건이었다.

증권사들은 자녀 재테크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부모가 비대면으로 미성년 자녀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속속 시행하고 있다. 지난 4월 비대면 서비스를 시작한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통한 비대면 계좌 개설 편의성으로 인해 미성년 계좌 개설 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지수를 따라가 안정성이 높은 지수형 ETF, 매월 배당금이 지급되는 월 배당 ETF 등도 인기다. 주요 월 배당 ETF로는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 ‘TIGER 미국다우존스30’ 등이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주주 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기업들의 관련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혜 가능 종목이 담긴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 등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들의 자녀 재테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디폴트옵션의 시행으로 수요가 높아진 TDF도 자녀 재테크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TDF는 퇴직 시점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인데, 자녀 재테크의 경우에도 장기적인 계획에 맞춰 자산을 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하나로TDF’를 출시했는데,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예 미성년 자녀의 학령주기에 따른 자산배분 곡선을 설계한 ‘우리아이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출시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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