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 셔츠 사려고 美 공홈 들어갔더니…" 직구족들 '당황'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양지윤 2023. 8. 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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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랄프로렌, 타미힐피거 등 인기 글로벌 패션사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미국 공식 홈페이지 접속을 막고 있다.

최근 글로벌 패션사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진 만큼 미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직구가 이들의 국내 사업 전개에 걸림돌이 된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폴로랄프로렌이 국내 공식 홈페이지를 여는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직구로 이탈해버릴 경우 시장의 파이 자체가 작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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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 눌렀는데 왜 '.co.kr'로 접속?
직구족 막는 글로벌 패션社
미국 폴로 공식홈페이지 캡쳐


폴로랄프로렌, 타미힐피거 등 인기 글로벌 패션사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미국 공식 홈페이지 접속을 막고 있다. 국내보다 싼 가격으로 옷을 구매하려는 '해외 직구(직접 구매)족'들의 온라인 원정 쇼핑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최근 글로벌 패션사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진 만큼 미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직구가 이들의 국내 사업 전개에 걸림돌이 된다고 본 것이다.

 ○美 홈페이지 접속 막히자 IP 우회하는 직구족

사진 픽사베이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IP주소로는 글로벌 패션사의 미국 공식 홈페이지 접속이 안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닷컴(com)'으로 끝나는 미국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해도 한국 홈페이지로 자동 전환되는 식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클래식 브랜드 폴로랄프로렌의 경우 미국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해도 '케이알(kr)'로 끝나는 한국 공식 홈페이지로 바로 접속된다.

타미힐피거도 마찬가지다. '닷컴' 주소를 쳐도 국내 공식 유통사인 한섬이 운영하는 페이지로 재접속된다. 나이키도 국내 홈페이지로 재접속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국내 직구를 막고 있다. 날이 갈수록 직구 장벽이 높아지면서 직구족들 사이에서는 '폴로 고시'라는 말까지 생겼다.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폴로랄프로렌 제품을 직구하는 게 마치 고시를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직구족들은 가상사설망(VPN)으로 IP를 우회해 미국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등의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상황이다. 결제할 때 미국 신용카드만 받는 폴로랄프로렌 등의 브랜드에 대해서는 현지 간편결제 서비스인 '아마존페이'를 활용하거나 결제 대행 업체를 끼고 주문하는 등의 변칙으로 대응하고 있다.

 ○직구족 "현지 가격이 더 싸 직구할 수밖에"

폴로랄프로렌 미국 공식 홈페이지(위)와 국내 공식 홈페이지(아래) 캡쳐.


 이런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직구를 고수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현지 가격과 국내 가격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폴로랄프로렌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 79.99달러(약 10만5000원)~125달러(약 16만4000원)에 올라와있는 남성 옥스포드 셔츠가 국내 공식 홈페이지에서 15만3000원~21만9000원에 판매 중이다. 현지 홈페이지에서 발급되는 할인쿠폰을 사용하거나 블랙프라이데이 등 할인 행사를 활용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글로벌 패션사들이 국내 IP 접속을 막으면서까지 직구를 차단하는 건 국내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해 폴로랄프로렌이 국내 공식 홈페이지를 여는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직구로 이탈해버릴 경우 시장의 파이 자체가 작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직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면 글로벌 패션사의 국가별 가격 책정 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국가별로 납품되는 제품의 원산지와 생산원가가 달라 제품 가격에 차등을 두기도 하는데, 소비자들이 직구로 다른 국가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할 경우 브랜드의 가격 정책에 혼선이 생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나라별로 가격 책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의 미국 현지 홈페이지 접속을 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홈페이지 접속 자체를 제한하는 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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