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미라클, 157km 강타 맞고도 끄떡 없다…사령탑도 "다음 경기 등판 가능" 화색

윤욱재 기자 2023. 8. 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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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이 타구에 무릎을 맞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하늘이 도운 것일까. 그라운드에 쓰러질 정도로 부상이 심각해보였지만 이상이 없다. 감독도 "다음 경기 등판도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 정상적으로 다음 등판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류현진의 투구는 완벽 그 자체였다. 1회부터 3회까지 단 1명의 주자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선보인 류현진은 4회말 1사 후 안드레스 히메네스에 볼넷을 허용하면서 퍼펙트 행진이 깨지기는 했으나 호세 라미레즈를 우익수 뜬공 아웃으로 처리, 호투 분위기를 이어갔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오스카 곤잘레스와 상대한 류현진은 곤잘레스의 타구가 자신의 오른쪽 무릎을 강타하는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타구 속도는 무려 99.7마일(157km)에 달할 정도로 강한 타구였다. 류현진은 적잖은 충격에도 타구를 잡아 1루에 송구, 아웃카운트를 잡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이내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더이상 투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토론토는 5회말 우완투수 제이 잭슨을 마운드에 올렸다. 류현진은 4이닝 동안 볼넷 1개만 허용하고 삼진 2개를 잡으면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곤잘레스의 강습 타구가 류현진의 무릎에 맞지 않았다면 충분히 메이저리그 복귀 첫 승도 노릴 만한 안정적인 투구였다.

이날 최고 구속은 91마일(146km)까지 나왔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비롯해 커브와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활용하면서 클리블랜드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다행히 토론토 구단에서 "류현진이 오른쪽 무릎 타박상을 입어 교체했다"라고 밝혀 부상이 심각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최소 하루는 지나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어 불안감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그러나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9일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다음 선발 등판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X-레이 검진 결과는 음성이었고 상태는 훨씬 나아졌다"라고 밝혀 류현진은 예정대로 14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는 토론토의 홈 구장인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며 한국시각으로 오전 2시 37분부터 시작한다.

▲ 류현진이 투구하고 있다.
▲ 류현진(가운데)과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오른쪽).
▲ 류현진은 14일 시카고 컵스전에 등판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DB

분명 류현진이 오른쪽 무릎에 타구를 맞을 때만 해도 부상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 류현진의 등판을 현장에서 지켜본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토론토 담당 기자 키건 매티슨 또한 "어젯 밤에 경기장에서 그를 본 후로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라면서 류현진에 큰 부상이 닥치지 않은 것을 거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묘사했다.

하마터면 공든 탑이 무너질 뻔했다. 류현진은 지난 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1년 여 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마이너리그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차근차근 재활 등판 일정을 소화하면서 건재함을 알린 류현진은 마침내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감격의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 이후 무려 426일 만에 다시 빅리그 마운드를 밟은 것이다.

복귀 자체가 '인간승리'와 다름 없었던 류현진은 볼티모어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9피안타 4실점을 남기면서 재기의 희망을 쐈고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이었던 클리블랜드전에서는 4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 다음 경기에서는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죽음의 17연전'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토론토는 류현진의 가세로 6선발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만약 류현진이 또 선발로테이션에서 이탈했다면 기존의 5인 선발로테이션 체제로 운영을 해야 했다. 다행히 류현진이 큰 부상을 입지 않았음을 확인하면서 토론토는 6선발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마운드 운영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64승 50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에 위치하고 있는 토론토는 최근 4연승을 질주하면서 와일드카드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에 자리하고 있다. 토론토를 추격하고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는 현재 토론토에 3경기차로 뒤져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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