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수요일] 모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제부터는 인사를 할 때도 모자를 쓰고 하리라.
남이 씌워준 모자는 감투다.
모자는 높아서 우러러 본다.
그러나 모자가 자신인 줄 알기 쉽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는 분명히 모자를 쓰고 있는데 사람들은 알아보지를 못한다
그것도 공작 깃털이 달린 것인데 말이다
아무려나 나는 모자를 썼다
레스토랑으로 밥 먹으러 가서도 모자를 쓰고 먹고
극장에서도 모자를 쓰고 영화를 보고
미술관에서도 모자를 쓰고 그림을 감상한다
나는 모자를 쓰고 콧수염에 나비넥타이까지 했다
모자를 썼으므로 난 어딜 조금 가도 그걸 여행이거니 한다
나는 절대로 모자를 벗지 않으련다
이제부터는 인사를 할 때도 모자를 쓰고 하리라.
남이 씌워준 모자는 감투다. 모자는 높아서 우러러 본다. 높은 만큼 무겁다.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모자가 자신인 줄 알기 쉽다. 책임지지 않고 군림한다. 어떤 이에게는 감투 대신 신발을 신겨주었으면 좋겠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모자는 스스로 쓴 모자다. 제 마음 높은 곳에 썼으니 아무도 우러르지 않는다. 아무도 빼앗지 못한다. 스스로 쓴 모자는 무겁게 누르지 않고 날개처럼 띄워준다. 자신만의 모자를 쓴 사람은 자유롭다. <시인 반칠환>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리모컨 갖고 놀다 중환자실 실려간 4살…식도에서 나온 '이것' 깜짝
- '엉덩이로 원을 그리다 보여'…'노팬티'로 무대 올라 탐폰 노출한 美유명 래퍼 논란
- 공포영화 '링' 귀신처럼 쑥 들어왔다…CCTV에 딱 걸린 절도범 '섬뜩'
- 尹 “서울·평창 등 협조해 잼버리에 관광프로그램 추가”
- '배달 온 돈가스 고기가 생고기에요' 문의하자…'네 탓' 황당 답변에 '공분'
- 전국에 살인예고 협박 42건…경찰 '총기 사용도 불사할 것'
- '10년 뒤 백만장자될 것'…12년 전 '비트코인'에 전재산 '올인'한 남성의 놀라운 근황
- '식칼을 든 남성이 돌아다닌다'…'용인 식칼남' 방검 장갑 낀 경찰이 잡았다
- '한 모금 마시자 목이 뜨거워'…점장 커피에 '락스' 탄 직원 왜?
- '교사가 원서 안넣어 수능 못 봐'…거짓 퍼뜨린 학부모에 재판부가 내린 판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