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에 대하여
날이 갈수록 우리 주변엔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건축과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의 특징 중 하나로, 다양한 공간과 장소에 대한 경험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동네나 주변의 화려하진 않아도 감성적이고 편안한 레트로 공간들을 찾아 심신의 힐링을 도모하는 것도 일종의 유행처럼 됐다. 이처럼 대도시가 아니더라도 지역의 특색 있는 개성 만점의 공간들이 경쟁력 측면에서도 우위를 차지하면서 SNS 등에 힘입어 경제적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Local Space Branding)은 이처럼 특정 지역의 문화와 콘텐츠를 가치화해 그것을 공간과 장소에 담아 전략적으로 소비자 내지는 방문자 중심으로 기획해 운영되는 일련의 활동들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현재까진 민간 기업이나 로컬 크리에이터를 포함한 개인 창업자가 주로 이러한 전략들을 실천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생각을 조그만 달리 해보면 관 주도 내지는 민관 협치의 모델로도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은 충분히 잠재적 가능성을 갖추고 있고 필요한 전략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노잼도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대전시가 '유(有)잼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선 시만의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 전략 구축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이다.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은 지역 사회와 연결되고 지역 가치를 반영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접근과 방법이 필요하다.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먼저 특정 지역 또는 지역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해당 지역의 문화, 언어, 관습, 선호도, 행동 양식 등을 조사하고 분석해 브랜드 전략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뭐니 뭐니 해도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은 특정 공간에 집중되기 때문에 해당 공간의 특성과 인식을 파악해야 한다. 여기서 공간에 대한 정의를 광의적으로 하느냐 협의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공간의 크기, 디자인, 위치, 방문객 유입 경로 등을 고려해 브랜딩 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결국 침체된 골목상권을 다시 살리기 위한 것이나, 외부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하려는 목적인지에 따라 특정 지역의 목표 대상을 보다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들의 선호도와 니즈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은 특정 지역 소비자와의 강한 상호작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타깃 대상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관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브랜딩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전달하려는 브랜드의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은 특정 지역의 가치와 문화를 반영하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메시지를 해당 지역과 일치시키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에 있어 지역적인 요소, 즉 로컬 콘텐츠(Local Contents)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아닌 그 지역만의 특산품, 아이콘 등을 브랜드 및 공간들과 적극적으로 연결시켜 방문자들에게 로컬 감성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성공적인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을 위해서는 민관협치를 포함한 지역 사회와의 협력이 필수적인 사안일 것이다.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은 지역 사회와의 강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기에 지역 주민들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력해 브랜딩 전략을 구상하고 추진해야 한다.
매사가 그렇듯 지속가능성, 즉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브랜드 메시지와 디자인은 공간 내에서 일관되게 적용돼야 하며 지역과의 관련성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하므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의 개입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반짝하고 마는 그런 전시 행정이 되지 않기 위해선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 전략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분석해야 한다. 소비자의 반응과 피드백을 수렴하며 필요에 따라 전략을 조정 및 수정해 나가야 하는 끊임없는 갱신의 노력이 성공의 열쇠라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로컬 스페이스 브랜딩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함으로써 브랜드가 특정 지역에서 강력한 인식과 연결성을 형성해야만 지역 사회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시만의 로컬 콘텐츠로 중무장해 사람들의 발길을 유도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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