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버릇 고친 거 아니야? 한화 26세 베네수엘라 특급 149km에 14피안타…난감하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국내에선 충분히 성공할 요소를 갖고 있다.”
한화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26)가 한때 패배를 몰랐던 건 나름의 매력이 확고해서다. 좌완인데 150km에 육박하는 스피드, 과감한 몸쪽 승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장착했다. 전반기 막판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7월 이후 흐름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SSG와 전반기 최종전과 NC와의 후반기 첫 경기서 합계 8이닝 20피안타 12자책했다. 최원호 감독도 SSG, NC 타자가 소위 말하는 ‘받쳐놓고 친다’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실제 7월21일 대전 NC전을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투구 버릇이 노출된 것 같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최원호 감독도 수긍했다. 패스트볼과 변화구 구사할 때 미묘한 차이가 간파됐다는 얘기다.
수정했다는 걸 7월27일 고척 키움전(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4볼넷 2실점 1자책), 2일 대전 두산전(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1실점)서 증명했다. 그러나 8일 수원 KT전서 5이닝 14피안타 3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또 한번 시원하게 무너졌다. 올 시즌 14경기서 5승4패 평균자책점 3.38. 퀄리티스타트는 5회.
이날도 산체스는 패스트볼 149km까지 찍었다. KT가 우타자 위주의 타선이라 슬라이더보다 체인지업을 많이 사용하는 볼배합을 했다. 커브로 타이밍 싸움도 했다. 다만, 가운데로 몰리는 공도 잦았고 KT 타자들이 뭔가 알고 친다는 느낌도 풍겼다.
최 감독은 지난 5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이런 얘기를 했다. “아직 나이도 어려서 경험이 많지 않고, 좋은 경기운영능력을 지닌 건 아니다. 변화구도 아주 내세울 만한 수준은 아니다. 어쨌든 140km 후반의 평균구속을 갖고 있으니 국내에선 충분히 성공할 요소를 갖고 있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보더라인 승부가 가능할 수준의 커맨드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변화구 완성도가 아주 높은 것도 아니다. 결국 패스트볼 구위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 승부하는 타입인데, 이 공이 몰리면 맞아 나갈 위험은 언제든 있다고 봐야 한다. KT 타선은 후반기 들어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타선 중 하나다.
그래도 최 감독은 “포수의 말을 잘 듣는다. 투수들과도 소통을 잘 한다. 아직 어린 투수이니 (정)우람이에게 볼배합도 물어보고 얘기도 듣고 하더라”고 했다. 단기간에 커맨드 능력을 올리지 못한다면, 현란한 피치디자인이 필수다. 열린 귀를 갖고 있는 건 큰 장점이다.
한화는 펠릭스 페냐라는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가 있다. 토종 선발진도 장기적으로 문동주가 중심을 잡는다. 한승혁이 있고 신인 김서현이 합류한다. 내년에는 좌완 특급 황준서(장충고) 합류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외국인 2선발이 선발진 완성도에 마침표를 찍는 중요한 무기다. 최근 행보라면 한화로선 산체스와의 재계약 스탠스에 신중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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