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세모녀, 주식 담보로 4조 넘게 대출받아…‘상속세’ 때문

노기섭 기자 2023. 8. 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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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이 이달 초 기준 7조60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 오너 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은 1년 전 1288억 원에서 올해 2747억 원으로 늘었다.

농심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금액도 200억 원 이상 늘었는데, 특히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올해 142억 원을 추가로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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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인덱스 분석…대기업 오너일가 주식담보 대출 7조6558억
1년 전보다 대출 규모 2조 원 이상↑…LG·SK·한솔·농심 오너도 거액 대출
지난 2015년 6월 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호암상 축하 만찬에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당시 제일모직 사장)과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이 이달 초 기준 7조60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2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주로 거액의 상속·증여세 납부를 위한 대출인 것으로 분석됐다.

9일 기업분석 전문기관인 리더스인덱스가 이달 4일 기준 82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72개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36개 그룹 136명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이 있었다. 이들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37.1%를 담보로 제공하고 총 7조6558억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담보 비중은 29.6%에서 7.5%포인트 증가했다. 담보대출 금액도 1년 전(5조4196억 원)보다 41.3%(2조2362억 원) 늘었다.

오너 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이유는 경영자금을 확보하거나 상속·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다.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시점 이하로 떨어질 경우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 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경영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

1년 새 오너 일가의 대출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가(家) 세 모녀는 계열사 보유지분의 40.4%를 담보로 제공하고 4조781억 원을 대출받았다. 1년 전(20.2%·1조8871억 원)과 비교하면 담보 비중은 2배로, 대출 금액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대출 규모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2조2500억 원이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조1167억 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6611억 원을 대출 중이었다.

삼성에 이어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이 많이 늘어난 곳은 LG였다. LG그룹 오너 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은 1년 전 1288억 원에서 올해 2747억 원으로 늘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2월과 6월에 각각 230억 원과 1180억 원을 추가로 대출하면서 총대출금액은 1770억 원이 됐다. 이 역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리더스인덱스는 설명했다.

SK그룹에서는 오너 일가 10명이 주식의 51.8%를 담보로 5575억 원을 대출 중이었다. 1년 새 대출금액은 608억 원 늘었다. 한솔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금액은 1년 새 170억 원에서 603억 원으로 증가했다. 대부분은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증여세 납부를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금액도 200억 원 이상 늘었는데, 특히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올해 142억 원을 추가로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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