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잘 먹는 것도 나에겐 '독'…목숨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 예방법
최근 일본의 아이돌 그룹 프린스츄(PrinceCHU!)의 멤버 히메리 나노가 방년 1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인은 다름 아닌 '아나필락시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10여 명이 벌에 쏘인 후 아나필락시스가 발병해 목숨을 잃는다. 최근 소방청에선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벌의 독 자체는 치사율이 매우 낮은 편이지만, 만약 벌 독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과민성 반응으로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에게서 아나필락시스에 대해 들었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흔히 밀가루, 메밀, 땅콩, 새우·가재 같은 갑각류 음식이 알려졌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모든 음식물이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 치료를 위한 약물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벌·개미 등 곤충에게 물릴 때, 심지어 운동으로도 아나필락시스가 생길 수 있다. 안진 교수는 "심지어 특정 음식을 먹은 뒤 운동하면 반응이 나타나는 음식물 의존성 운동 유발성 아나필락시스도 있는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데에는 매우 많은 경우가 있어 검사를 통해 정확히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증상은 다양하다. 가볍게는 얼굴에 따끔거리는 느낌, 피부·점막에 두드러기나 가려운 느낌만 드는 경우도 있다. 심한 증상으로는 △기관지 근육에 경련·수축을 일으켜 호흡 곤란과 천명(기관지가 좁아져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호흡음), 저산소증, 코막힘, 콧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혈압이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면서 두통·어지러움이 나타나며, 심하면 정신을 잃거나 자신도 모르게 대소변을 보기도 한다. △목젖을 중심으로 후두 부위에 심한 혈관 부종이 생기면 기도가 막혀 질식할 수도 있다.
아나필락시스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알레르기 물질로부터 멀리하는 것이다. 꽃가루알레르기가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한다. 벌 독 알레르기가 있으면 외출 시에 향수·화장품 사용을 자제하고 밝은 색상이나 긴소매 옷을 착용하는 게 도움 된다. 벌초처럼 벌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활동을 할 때, 에피네프린 주사를 처방받아 소지하는 게 안전하다.
벌·꽃가루를 피하고자 바깥으로 나가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회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원인 알레르겐을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면역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알레르겐을 몸에 반복 노출해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면역치료를 받으면 꽃가루·곰팡이 등 원인 알레르겐에 노출될 때 증상이 더는 나타나지 않는다. 눈·코뿐만 아니라 전신 증상이 심하거나 기관지 증상까지 있는 경우라면, 알레르기 증상의 근본적인 치료로 면역치료가 권장된다.
면역치료는 팔에 주사를 맞는 '피하 면역치료'와 혀 밑(설하)에 약물을 녹여 먹는 '설하 면역치료'로 나뉜다. 설하 면역치료는 주로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인 통년성 알레르기 환자, 피하 면역치료는 계절성 알레르기일 때 사용하게 된다. 원인 알레르겐을 단독·혼합해 피하 주사로 주사하는 방법으로 초기 단계는 적절하게 희석된 알레르겐을 매주 1회씩 피하 주사하며, 주사 시 용량을 2배씩 증가해 최고 농도의 알레르겐 용량(유지 용량)까지 올린다. 유지단계는 유지 용량을 한 달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주사해 치료 효과를 얻는다.
면역치료는 대체로 3~5년간 시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료 기간이 다소 길지만, 치료 후 알레르기 증상이 없는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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