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환 "'연인' 이옥섭 감독 작품, 출연하고 싶죠" [인터뷰+]
재밌잖아요."
배우 구교환이 1시간여의 인터뷰 동안 가장 많이 한 말이다.
"센스 있고 유쾌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시즌2(이하 '디피2')를 함께 한 동료 배우들이 구교환을 언급할 때 공통으로 한 말이다.
'디피2'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마주한 구교환은 그가 극 중 연기한 한호열의 10년 후 모습이 아닐까 싶어질 정도로 유머러스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보여줬다. 솔직하고, 때론 애교가 넘치는 모습으로 '잔망미'를 발산했던 구교환은 "시즌2에서 분량이 줄어 아쉬웠다"는 말에 "그렇다면 시즌1을 다시 보시면 된다"는 '우문현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디피'는 2021년 8월 '군인 잡는 군인' 디피를 소재로 군대에서 벌어지는 부조리와 청춘들의 아픔을 전하며 작품성과 흥행 모든 부분에서 성공을 거뒀다. 특히 구교환은 '호랑이 열정' 한호열 역을 맡아 너무 무겁거나 진지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하며 '디피'의 인기를 이끌었다.
'디피2'에서도 한호열의 활약과 안준호(정해인 분)와 티키타카는 이어진다. 다만 다른 캐릭터들의 성장에 이야기가 집중되고, 한호열의 전역까지 등장하면서 "아쉽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구교환은 "그런 얘길 100번 넘게 들은 거 같다"고 웃으며 "분량이 저에게 있어 작품의 선택 기분은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디피'를 시즌1, 시즌2가 아닌 1회부터 12회까지 생각하고 보신다면 전 호열이 그 분량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전했다.
"솔직히 그런 반응들이 조금 충격적이었어요. 전 전혀 그런 생각을 안 했거든요. 제가 했던 연기가 통편집됐다거나 하면 아쉬웠을 텐데, 시나리오에 있던 그대로 나왔어요."
시즌1부터 환상의 콤비로 활약했던 정해인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시즌2에서 다시 만나 너무 반가웠다"며 "서로 말하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정해인이 앞선 인터뷰에서 "힘든 건 제가 다 하고, (구교환) 형은 나중에 와서 멋있는 것만 했다"고 폭로한 부분에 대해서도 "그게 그 친구식 유머"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즉석에서 정해인의 이름으로 "'정'말 배우로서, '해'보고 싶은 거, '인'간적으로 다 나눈 파트너"라는 삼행시를 짓기도 했다.
"'디피' 시리즈는 저희 둘이 같이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정해인 씨는 제가 진짜 얄미웠다면 그런 말도 안 했을 거에요. 사적으로 엄청나게 자주 만나고 그런 건 아니에요. 저는 집에서 혼자 노는 걸 좋아해서. 그래도 시즌1, 시즌2 사이에 만나서 같이 장어구이도 먹고, 오랜만에 보면 엄청 반갑고, 어색하지 않은 그런 좋은 관계가 됐어요."
'디피2' 촬영하면서 친분을 나눈 다른 배우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함께 연기 호흡을 나누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전과는 다른 분들을 언급하고 싶다"면서 수초간 고민하던 구교환은 "지진희 선배님이 진짜 재밌는 사람"이라면서 눈빛을 반짝였다. 구교환은 "어떻게 저렇게 멋과 재미를 함께 가질 수 있을까 싶다"며 "제가 되고 싶은 모습인데, 전 아직 갈 길이 먼 거 같다. 휴게소 한 번 정도 더 들려야 갈 듯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재미'를 추구하는 구교환에게 "현장에서 자신은 몇 번째로 재밌었냐"고 묻자 "저는 참가하는 데 의의를 뒀다"며 "손석구 씨가 제일 재밌다"고 치켜세웠다.
"손석구 씨는 은근히 툭툭 치는 드립들이 재밌어요. 해인이도 재밌는데. 해인이는 제가 경험하지 못한 많은 부분을 지나온 걸 느껴요. 그 단단함이 표현이 안 되는데, 저에게 정말 많은 좋은 영향을 줬어요."
'디피2'에서 호열은 실어증을 앓는다. 휴가를 나가도 아무도 반겨주지 않고, 가족은 있지만 가족 구성원은 없는 집에 혼자 있는 모습으로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에 대한 질문을 건네자 구교환은 "전 캐릭터의 전사(前史)를 정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전사를 생각해도 계속 바꾼다"는 것. "촬영에 들어가기 3, 4초 전이 가장 중요한데, 그때 정한 걸로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열의 제대 후 이야기에 대해서도 "솔직히 관심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호열이 기분 좋게, 후련하게, 그리고 조용하고 뜨겁게 준호와 인사를 나누는 게 좋았어요. 그 이후의 모습은 제가 상상할 영역이 아니에요. 저는 영화나 드라마의 리뷰도 잘 안 봐요.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를 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런 타입이에요. 제가 출연한 작품도 시간이 좀 지나야 다시 봐요. 요즘은 '반도', '모가디슈'를 보고 있어요."
이런 성향은 연기자 구교환과 일상을 사는 구교환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촬영할 땐 집중해서 연기하지만, 이후엔 완전히 털어내고 본연의 루틴대로 살아가는 것. "연기도 재밌지만, 그 외에 재밌는 것들도 많다"며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살고 싶다"는 게 구교환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지금은 배우로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도 연인인 이옥섭 감독과 함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지속해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구교환은 이 채널에 대해 "제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라며 "제 취향이 가장 많이 담긴, 제 취향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소개했다.
10년째 열애 중인 이옥섭 감독에 대해 "(그의 새 작품에) 작은 역할로도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각자 서로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구교환으로서 대중들 앞에 각인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저는 아직도 연기할 때 다른 배우분들을 만나는 게 신기해요. '박하경 여행기'를 찍을 때 이나영 씨를 뵙고, 너무 신기해서 연기하다 사인을 받을 뻔했어요. '반도' 강동원, 이정현 선배, '모가디슈' 조인성 선배, '길복순' 전도연 선배도 모두 저에겐 CG 같아요. 그리고 해인이. 제가 정해인이라는 배우와 친해질 줄 알았겠어요. 제가 열광했던 영화들에 출연했던 분, 만들었던 분들과 함께 작업하는 게 너무 재밌고, 신기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000원→5만원' 1년간 17배 뛰었다…영풍제지 '수상한 폭등'
- 美 다음 뇌관은 아파트…1조달러 대출 만기 도래
- "두 배 비싼데 누가 사겠나"…이젠 너도나도 '반값 전기차'
- 'JMS 신도 논란' DKZ 경윤, 팀 탈퇴 후 입대
- '소용없어' 김소현, 대체불가 매력입증
- "BTS가 모란봉악단이냐"…잼버리 공연 요구에 팬들 뿔났다
- '롤스로이스男' 폭로 유튜버 "협박 당해"→"나 죽으면 타살"
- "변호사 2명 사임 이유는"…주호민, 직접 입 열었다
- 강형욱 말 맞았네…도둑한테도 '발라당' 치명적 애교 [영상]
- "여긴 조심하세요"…'살인 예고 지도' 사이트 5만명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