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송전철탑과 새' 당진 삽교호 소들섬 주변 논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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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우강면 삽교호 일대의 소들섬.
이곳은 가창오리 등 겨울 철새의 주요 월동지로 주변 부장·신촌리 등과 함께 지난해 1월 당진시에 의해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당진시는 그해 10월 한전에 송전철탑 설치를 위한 진입로 및 재료 적치장 일시 사용을 허가했다가 이듬해인 지난해 3월 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 미이행 및 야생동물보호구역 지정 등 사정 변경 사유를 들어 공사 중지 통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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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철탑 설치 이미 끝나 철거 불가능"…소송도 결론 안나
(당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충남 당진시 우강면 삽교호 일대의 소들섬.
이곳은 가창오리 등 겨울 철새의 주요 월동지로 주변 부장·신촌리 등과 함께 지난해 1월 당진시에 의해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생태조사 결과 흰꼬리수리, 큰고니, 수달, 수원청개구리 등 10여 종의 1, 2급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 고압 송전철탑이 세워지면서 새들에게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생태 가치를 훼손한다며 철탑 철거와 지중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 철탑에 충돌해 죽은 철새 사체가 많이 발견되기도 한다.
9일 당진시와 주민 반대대책위 등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당진시 송악읍 부곡리 북당진 변전소에서 신평면과 우강면을 거쳐 아산시 신탕정 변전소까지 이어지는 송전선로를 만드는 북당진∼신탕정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길이 35.6km로, 72기의 송전 철탑이 세워진다. 16km 당진지역 구간에는 27기의 철탑이 건설될 예정이다.
현재 전체 노선 공정률은 88%, 주민 반대대책위 등이 지중화를 계속 요구하는 당진 신평면 신당리∼아산시 인주면 대음리 3㎞ 사이의 삽교호 소들섬 주변에도 이미 철탑 8기가 세워졌다.
대책위 등은 한전 측이 불법 송전철탑 공사를 강행한 만큼 이를 철거하고 야생생물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곳을 지중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2년 제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됐던 이 송전선로는 애초부터 큰 진통을 겪었다. 부지 선정에서부터 주민 반대 등 각종 민원이 이어져 12년 동안 진척이 없다가 2015년 신평면 구간(5.8㎞)을 지중화하기로 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조건부 승인을 받아 공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소들섬 등 인근을 송전선로가 지나는 우강면에서는 여전히 마찰이 지속돼 2021년 들어서야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진시는 그해 10월 한전에 송전철탑 설치를 위한 진입로 및 재료 적치장 일시 사용을 허가했다가 이듬해인 지난해 3월 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 미이행 및 야생동물보호구역 지정 등 사정 변경 사유를 들어 공사 중지 통보를 했다.
한전은 불복해 대전지법에 공사 중지 처분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해 가처분 인용 결정을 받았으나 2심에서 취소됐고, 대법원에서도 집행정지 기각결정이 나면서 당진시가 승소했다.
같은 해 11월 본안소송 1심에서도 기각 결정이 났으나, 올해 7월 2심에서 결과가 뒤집히며 한전이 승소, 당진시는 대법원에 최종 상고한 상태다.
당진시와 주변 주민들은 사람과 야생생물의 공존 필요성 등을 주장하며 고압 송전선로 지중화를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중부건설본부 관계자는 "소들섬 주변 지역이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송전선로 건설 계획 이후이고 철탑 설치가 이미 끝난 상황에서 이를 철거하고 다시 지중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jchu20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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