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된 것 없다”는데… ‘삼성 전경련 복귀설’ 솔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준비하는 가운데, 전경련을 탈퇴한 삼성이 한경협에 합류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재계에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조만간 임시회의를 열고 삼성의 전경련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시회의에선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이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회원 자격을 자동 승계해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에 복귀할 경우 예상되는 법적 리스크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준감위의 삼성 전경련 복귀 논의는 앞서 이찬희 준감위원장이 예고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준감위 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아직 정식으로 (전경련 재가입) 요청을 받은 게 없다”면서도 “전경련 재가입 여부가 논의된다면 위원회에서도 그 부분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다음날인 19일 4대 그룹에 한경협 가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재계에선 준감위 임시회의 소집 일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경련 임시총회 전에 준감위 임시회의가 열린다면, 삼성의 재가입도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당초 준감위는 전경련 임시총회와 같은 날인 22일 정기회의가 예정돼 있었는데, 준감위가 그 전에 별도의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전경련 임시총회 전에 재가입 결정을 마무리 지으려는 움직임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준감위 측은 “임시회의 일정이나 안건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이 전경련 재가입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강조한 점 또한 이같은 관측에 힘을 더한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취재진에게 “전경련은 과거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폐해가 있었다. 삼성이 재가입할지에 대해선 조금 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며 “준법위 위원을 다양하게 구성한 것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준법경영을 철저히 하라는 의지의 표명이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또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할 의사가 있는지 정치권력이나 전경련 스스로 발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이며 전경련의 변화된 모습을 촉구하기도 했다.
삼성이 전경련 임시총회 전에 복귀를 결정한다면 나머지 세 그룹도 한경협에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현재로썬 4대 그룹이 모두 오는 22일까지 복귀 결정을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나머지 그룹들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편 전경련은 임시총회에서 명칭 변경과 함께 새 회장으로 류진 풍산 회장을 추대할 예정이다. 류 회장은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선대 류찬우 회장 때부터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류 회장 추대로 전경련은 5개월간의 ‘회장 공백’ 상태를 끝내고 정상화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전경련은 올해 초 허창수 회장이 ‘쇄신’을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지난 2월부터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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