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KB국민은행, 캄보디아 리딩뱅크 도약 위한 과제는
프라삭, 소액대출 점유율 44.6%로 1위…현지 182개 지점
현장 중심 영업과 높은 고정금리형 대출 등 난관 존재
최근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상무국으로부터 통합 상업은행 최종인가를 획득했다. 앞으로 국민은행의 캄보디아 영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올해 들어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프라삭) 실적이 꺾이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까지는 여러 변수가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통합 상업은행 ‘KB프라삭은행’ 출범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16일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프라삭과 KB캄보디아은행의 합병을 위한 통합 상업은행 출범 인허가를 취득했다. 지난해 초 캄보디아 금융당국에 인가 신청서를 내고 1년여 만에 획득한 라이선스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9년 크메르유니온은행 지분을 인수한 후 KB캄보디아은행을 설립하며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이후 2020년 4월 국민은행은 현지 최대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지분 70%를 인수해 계열회사로 편입하고, 2021년 10월 잔여 지분을 인수하며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MDI는 캄보디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빈곤층이 대출과 같은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한다. 담보가 없어 대출금리가 다소 높지만 캄보디아 사람이 많이 이용한다.
KB프라삭은행이 출범하면 프라삭과 KB캄보디아은행이 갖고 있었던 단점이 서로 보완될 것으로 기대된다. KB캄보디아은행은 이미 상업은행으로서 캄보디아 현지에서 시중은행 및 외국환 업무를 하고 있다. 다만 KB캄보디아은행은 시장 점유율이나 현지 영업망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프라삭의 경우 지난해 캄보디아 내 소액대출 점유율이 44.6%로 1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 점유율이 높지만, MDI로써 소매금융만 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두 기관이 합병되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상업은행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라삭은 현지에서 182개 지점이 있고 KB캄보디아은행은 8개 지점을 운영 중이어서 현지 영업망은 190개로 통합된다. 아울러 프라삭은 소매금융을 넘어 KB캄보디아은행이 해왔던 기업대출, 보험, 카드 등 시중은행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실제 KB프라삭은행은 출범과 동시에 캄보디아 내 자산규모 4위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상업은행을 출범하는 등 캄보디아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올해 캄보디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2%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까지 캄보디아 경제성장률이 6.9%로 아세안국가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캄보디아는 국민 대다수가 금융시스템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어 고객 유치 가능성 역시 크다.
특히 KB국민은행은 프라삭을 통한 소액대출 사업 경쟁력을 통해 캄보디아 내 여신 사업을 넓히는 데 특장점을 가졌다. 캄보디아는 미국 달러화 대출이 가능해 주변국에 비해 외환 리스크가 적은 편이다. 또 소상공인 대출 수요가 많은 데다 집단 대출이 주류를 이루면서 연체율이 0.5% 미만으로 낮다. 캄보디아 여신 성장률은 2010년 이후 연평균 연 30.5%에 이르는 등 사업 안정성도 높은 편이다.
다만 KB국민은행의 상업은행 출범 후에도 여러 난관이 존재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캄보디아는 국가 신용도가 낮기에 선진국보다 소액대출 이자율이 높아 대출 사업을 위해서는 건전성 관리와 고객의 정확한 신용정보를 얻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프라삭은 그간 현장 심사역이 전국 점포를 다니며 고객 사업장과 담보 물건지를 방문해 신용평가와 대출심사를 해 왔다. 이런 현장 중심 운영체계는 장기적으로 보면 비효율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의 선호도가 높은 편도 여신 사업 확장에 걸림돌로 꼽힌다. 캄보디아 내 은행은 만기가 긴 고정금리 대출상품을 주로 취급하는데, 최근 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가 뛰자 은행의 이익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실제 프라삭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62억원으로 전년 동기(594억원) 대비 22%가량 감소했다.
아울러 캄보디아는 외국계 은행의 진출이 쉬운 만큼 출혈 경쟁도 우려된다. 캄보디아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캄보디아 내에는 59개의 상업은행이 존재하며 상업은행 이외에 여신과 수신 가운데 하나만 취급하는 특수은행도 14곳에 이른다. 현재 KB프라삭은행이 캄보디아 내 자산규모 4위를 차지하는데 1위 상업은행인 캐나다계 은행 ABA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몸집 불리기 전략이 필요하다.
KB국민은행은 전국에 있는 영업망과 디지털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내 180여개의 영업 네트워크와 5000명이 넘는 대출 세일즈 인력을 활용한 영업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아울러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고 QR결제 시장 공략, 중·소상공인 대출 확대 등 전략을 통해 선두 은행과의 격차를 줄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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