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자율주행차와 위성통신

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전기차 다음으로는 당연히 자율주행차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전기차 시대를 연 테슬라도 수 년 전부터 자율주행차 시대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자율주행차는 인간이 운전하는 것 이상의 신뢰도를 확보해야 도입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여러 개의 선결 조건들이 있는데 그 중 핵심적인 것이 통신이다. 차량에 장착된 연산능력으로 필요한 연산을 충분히 해내는 것뿐만 아니라 외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는 것도 인간보다 더 안전하게 운행하는 차를 만드는 것의 필수 요건이다.

운행 중 발생하는 특이 경우는 실시간으로 중앙 서버로 업로드되고, 이를 반영한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관련된 정보는 다시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차량에 빠르게 공유돼야 한다. 지금의 이동통신 환경에서는 국가를 초월하지만 않는다면 이와 같이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OEM)들은 전 세계를 상대로 차량을 판매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글로벌 서비스를 원활히 해야 할 뿐 아니라 자동차 관련된 프로그램 업데이트나 데이터를 안전하게 운영해야 한다.

이런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 이동통신망을 유선 보안망처럼 쓰는 5G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언제든지 안정적인 통신환경을 보장하고 외부 사용자가 망에 들어올 수 없도록 완전히 차단해 운영할 수 있다. 하나 번거로운 것은 5G 네트워크 운영자가 각 나라별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이치텔레콤과 같은 글로벌 대형 통신서비스 업체가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듯이 모든 나라의 통신서비스업체와 계약을 통해서 글로벌 5G 네트워크를 하나로 통합해서 자동차 OEM에 제공해야 한다.

더 좋은 방법은 위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테슬라의 최고운영자(CEO) 엘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위성기업 스페이스X가 이러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위성 수가 모자라기 때문에 이동체에 대해서 통신을 제공하지 못하지만 총 3단계에 걸쳐서 진행하고 있는 스타 링크 사업은 최종적으로 4만개 이상의 위성을 통해 전 세계 이동체에 통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단계가 완성되면 보안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에서 핵심적으로 필요한 지연속도에서 우위를 갖게 된다. 지연속도는 자율주행차가 주행 도중에 필요한 정보를 서버에서 받으려고 할 때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5G 지연시간은 이론적으로 1ms까지 가능하고 평균적으로는 10~20ms정도에 제공된다. 하지만 유선 구간에서 크게 느려지는 탓에 한국에서 미국 서버까지의 지연시간은 150~200ms에 달한다.

위성통신을 활용할 경우 서버에서 위성으로 데이터를 보내고 자동차가 위성에서 바로 데이터를 받기 때문에 20~50ms의 지연속도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머지않아 오게 될 자율주행차 시대에도 테슬라의 우위가 지속 될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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