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일 새 성장률 전망 발표…'소비 둔화' 악재 속 하향 여부 주목

김유승 기자 2023. 8.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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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IMF·ADB 등 잇달아 韓 성장률 전망 낮춰…대체로 1.4% 수준
KDI, 최근 기조는 "경제 부진 완화" 평가…전문가들은 '비관론'
민간소비가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상승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서울 남대문시장 모습. 2023.4.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오는 10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새롭게 발표한다.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각 기관들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해 왔지만, KDI가 최근 경제 상항에 대해 비교적 밝게 평가한 터라 이날 발표할 전망치에 관심이 쏠린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KDI는 10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새로 내놓는다. KDI는 지난 2월까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내다봤지만, 지난 5월에는 이보다 0.3%포인트(p) 낮은 1.5%를 제시했다.

최근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내리며 1.4% 내외로 예측하고 있다. 제조업 부진과 수출 감소가 주된 하향 이유였다.

IMF는 지난달 올해 전망을 1.5%에서 1.4%로 내렸고, ADB는 1.5%에서 1.3%로 하향했다. 정부 역시 지난달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6%에서 0.2%p 낮춰 1.4%로 내다봤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KDI 역시 1.4% 내외로 전망을 하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날 전망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KDI가 최근 몇 달 간 경제 상황에 대해 나쁘지 않게 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KDI는 지난 2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3~6월 4개월 연속 '경기 부진' 평가를 내렸다. 다만 6월에는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긍정적 단서를 달았고, 7월에는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보다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지난 7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는 "서비스업 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제조업 생산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다"며 "우리 경제의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경제가 저점을 벗어나 회복세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러한 평가 흐름은 정부의 평가보다도 한 층 긍정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7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수출 부진 일부 완화, 완만한 내수·경제심리 개선세, 견조한 고용 등으로 하방 위험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시기 KDI가 저점이 지나고 있다고 명확히 표현한 것과 비교하면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적었다는 평가다.

KDI가 최근 경기 회복을 확신하는 근거는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기준 4월 -1.3%, 5월 8.1%, 6월 21.6%로 개선됐다. 반도체 생산도 전년 동월 대비 기준 4월 -21.6%, 5월 -18.7%, 6월 -15.9%로 감소 폭이 줄고 있다.

KDI는 수출 부진 흐름도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것으로 평가했다. KDI는 "지난달 수출은 전월(-6.0%)보다 낮은 -16.5%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이는 조업일수 변동과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작년 4분기 이후 지속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 증가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며 KDI의 지난 전망 시점인 5월보다 상황이 나빠졌다고 지적한다. 수출에서 소폭 회복세가 보이지만 명확하지는 않고, 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하던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지난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0.6% 성장하며 성장세를 이끌었지만, 2분기에는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특히 폭염과 흉기 테러 사건, 국제 유가 상승 등은 내수를 더욱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신종 악재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상수지에서 흑자가 나오고 있지만 소비 위축 탓에 수출보다 수입이 더 늘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라며 "여기에 국제 유가와 곡물가 상승, 폭염, 흉기 난동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소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경기 회복 속도가 늦어 3분기 수출이 드라마틱하게 늘어날 걸로 보이지 않는다"며 "내수도 얼마 전까지 예측하지 못했던 흉기 난동과 코로나19 확산 등 요소가 반영되면 좋지 못해 원래 KDI 전망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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