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영업이익 1조 돌파…하반기에도 웃을까
통신비 규제 등으로 ARPU 하락세 예상…"AI 등 비통신사업 강화"
[서울=뉴시스]심지혜 윤정민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2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유무선 사업의 고른 성장과 사업 실적 개선, 비용 감소 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도 호조세가 이어질까.
업계에선 5G 가입자 순증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에 따른 각종 비용 증가와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
8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을 종합한 결과, 같은 기간 이통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32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어난 수치다. SK텔레콤 4634억원, KT 5761억원, LG유플러스 28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분기에는 KT와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자회사 SK스토아의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SK브로드밴드 매출 상승과 비용 효율화가 이를 상쇄하며 전체 연결 영업이익 감소세를 방어했다.
KT는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금융업계에서는 KT 영업이익이 13.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약 2배에 상응하는 25.5%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마케팅 비용 감소와 함께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 노력이 주효했다. 고객 셀프 개통 확대, AS 최적화, 콜센터 전반에 걸친 인공지능(AI) 적용 확대 등 사업 수행 체계와 유통 구조에 변화를 주면서 가능했다.
LG유플러스는 무선 가입자의 두자릿 수 성장과 함께 고가의 초고속인터넷 및 인터넷TV(IPTV) 가입자가 늘면서 이익 개선을 실현했다. 다만 이번 영업이익 증가에는 지난해 2분기 일회성 인건비 지출에 따른 기저 효과가 일부 반영됐다. 지난해 2분기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연결 영업이익이 2934억원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적으론 부진했다는 시각도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분기 인건비로 4043억원을 썼는데 전년 동기(4403억원)보다 8.2% 줄었다.
SKT, ARPU 2만원대로 하락…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통신사업 수익성 악화 우려
이동전화 매출액 성장률 둔화에 비통신 사업 강화 주력할 듯
상황이 이렇지만 이통3사는 마냥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알뜰폰(MVNO)의 성장과 가계통신비 규제 등 시장 내 수익성 악화 요인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을 냈다. 물가 상승으로 가계통신비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통신비 인하정책을 꺼낸 것이다. 앞서 정부는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유도한 가운데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주 수익원인 통신비 수입이 향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통3사 시설투자비(CAPEX)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CAPEX는 각각 8260억원, 661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8.2% 늘었다. KT는 대표(CEO) 공백으로 전년보다 35.1% 줄은 6850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배구조가 안정화되면 하반기 설비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는 늘고 있으나 5G 가입자 증가보다는 사물인터넷(IoT)과 차량 전용 LTE 회선 가입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더 줄어들 수 있다.
SK텔레콤 2분기 ARPU는 전년 동기 대비 2.4% 줄은 2만9920원으로 처음으로 3만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LG유플러스 ARPU도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2만8304원을 기록했다. KT ARPU는 0.5% 증가한 3만3948원으로 나타났지만 IoT 등 회선은 제외한 수치라 포함 시 ARPU가 더 내려갈 수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통3사 실적과 관련해 "이동전화 매출액 성장률 둔화가 뚜렷하고 더 이상 추가적인 영업 비용 감축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장기적인 이익 성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통신 3사는 장기적인 이익 창출 방안을 마련하고자 비통신 사업 확대에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통3사는 이번 실적 발표에 비통신 사업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도이치텔레콤, 에티살랏(e&), 싱텔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해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KT도 하반기에 출시할 초거대 AI '믿음'을 시작으로 2025년 안에 로봇, 헬스케어, 교육 등으로 AI 관련 매출 1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KT는 올해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매출 목표로 1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가운데 향후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연결하는 ‘AI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사업자'로서 도약해 2025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내세웠다.
LG유플러스도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2025년 30%, 2027년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스마트팩토리 등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 2분기 IDC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5% 증가한 798억원을 기록했다. 솔루션 사업 매출은 12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 줄었지만 최근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메타버스, 스마트팩토리 등 B2B를 성사시키며 직전 분기 대비 24.7%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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