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초전도체 회사 아닙니다” 공지 올렸던 회사의 속사정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시험용 약품을 생산하는 화학회사 대정화금이 초전도체 관련주로 엮여 주가가 급등할 당시 "우리 회사는 초전도체 관련해 퀀텀에너지연구소 측과 아무 거래 내역이 없다"고 밝힌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관련주로 불리는 종목들은 연관성을 부인해도 주가가 급등하는 등 투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주도주를 찾는 과정에서 단기 테마 장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가 오르면 증여세 부담 커질 우려
초전도체 관련성 부인하는 글 제일 먼저 올려
시험용 약품을 생산하는 화학회사 대정화금이 초전도체 관련주로 엮여 주가가 급등할 당시 “우리 회사는 초전도체 관련해 퀀텀에너지연구소 측과 아무 거래 내역이 없다”고 밝힌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에는 ‘주가 과열을 우려하는 것 같다’ 정도로만 알려졌는데, 회사 사정에 정통한 증권가 인사들은 증여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정화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90원(9.15%) 하락한 1만87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하락했지만, 7일엔 10% 넘게 급등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주목받기 전인 지난달 26일과 비교하면 15% 가까이 상승한 수준이다.
전날 초전도체 관련주들은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추측되던 물질 ‘LK-99′에 대해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결론 내리면서 급락했다. 하지만 초전도체와 관련한 새로운 사실이 발표될 때마다 주가가 출렁였던 만큼, 관련주들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초전도체 투자 광풍은 지난달 22일 한국 민간 연구 회사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온라인 논문 사이트 ‘아카이브’에 상온·상압 초전도체 물질 ‘LK-99′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게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체가 상용화되면 거리 상관없이 전력 손실 없이 전기를 보낼 수 있어 에너지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대정화금은 초전도체 실험에서 대정화금의 구리 분말이 사용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테마에 올라탔다. 지난 2일 장 중 한때는 28%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정화금은 웃을 수 없는 분위기다. 최대주주인 송기섭 회장이 1941년생(82세)으로 회사 지분을 증여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대정화금 지분은 송 회장이 26.9%로 가장 많이 갖고 있고, 특수관계인인 송영준(14.36%), 박영엽(5.86%), 송영재(4.24%) 순으로 보유하고 있다.
송 회장은 2010년 상장 전인 2009년 아들 송영준씨(현 대표이사)에게 주식을 증여한 바 있다. 대정화금은 2009년 감사보고서에서 송 회장이 조세특례제한법상 가업승계에 관한 증여세 특례규정에 따라 25만주를 송씨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당시 증여는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면 증여세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해 내린 결정으로 추정된다. 마찬가지 이유로 이번 투자 광풍이 잦아들면 증여가 진행될 수 있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실제 대정화금은 주가 급등세가 심상치않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즉각 조치에 나섰다. 대정화금은 지난 2일 퀀텀에너지연구소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대정화금은 홈페이지를 통해 “당사는 초전도체와 관련해 퀀텀에너지연구소와 구리 등을 포함한 거래 내역이 없다”고 밝혔다.
게시 직후 대정화금 주가는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다. 이후 상온 초전도체에 대한 과학계의 회의적인 시각과 진위 공방이 이어지며 주가는 이틀간 조정기를 거쳤다. 하지만 논문의 공동 저자인 김현탁 미 윌리엄앤메리대 연구교수가 이달 말 결과를 종합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7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초전도체 테마가 주식 시장을 지배하면서 초전도체와의 관련성을 부인한 기업 주가마저 출렁이고 있다. 대정화금뿐 아니라 서남도 홈페이지에 초전도체와 연관성이 없다고 알렸지만, 7일 하루 만에 주가가 14.85% 올랐다. 서남은 8일은 하한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26일부터 계산하면 상승 폭이 191.41%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초전도체 테마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관련주로 불리는 종목들은 연관성을 부인해도 주가가 급등하는 등 투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주도주를 찾는 과정에서 단기 테마 장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中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공개… 韓 ‘보라매’와 맞붙는다
- 배터리 열폭주 막을 열쇠, 부부 교수 손에 달렸다
- 사람도 힘든 마라톤 완주, KAIST의 네발로봇 ‘라이보2’가 해냈다
- '첨단 반도체 자립' 갈망하는 中, 12인치 웨이퍼 시설 설립에 6조원 투입
- “교류 원한다면 수영복 준비”… 미국서 열풍인 사우나 네트워킹
- 우리은행, ‘외부인 허위 서류 제출’로 25억원 규모 금융사고… 올해만 네 번째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