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과수화상병 향한 범국민적 관심과 대책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고위험병원체의 인체 위험에 대한 국민적 체감은 사스·메르스 사태를 거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으면서 '케이(K)-방역'이란 단어가 생길 정도로 높아졌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보고 소식 또한 고병원성인지 여부에 대한 언급이 동반되면서 동물방역에 대한 체감도 꾸준히 고조돼왔다.
에르비니아 아밀로보라(Erwinia amylovora)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과수화상병은 2015년 국내에서 최초 발생이 보고된 이후 여러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위험병원체의 인체 위험에 대한 국민적 체감은 사스·메르스 사태를 거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으면서 ‘케이(K)-방역’이란 단어가 생길 정도로 높아졌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보고 소식 또한 고병원성인지 여부에 대한 언급이 동반되면서 동물방역에 대한 체감도 꾸준히 고조돼왔다. 그러나 식물방역에 대한 체감은 충분히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에르비니아 아밀로보라(Erwinia amylovora)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과수화상병은 2015년 국내에서 최초 발생이 보고된 이후 여러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병은 사과와 배 과원에 커다란 피해를 주며 국내 원예산업을 위협한다. 최근에는 북한 평안남도와 중국에서도 과수화상병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수화상병 원인균은 식물병원세균 학자들이 세계 10대 중요 식물병원세균으로 지정했으며, 2014년 유럽식품의약안전청의 식물위생위원회가 유럽 전체에서 원예산업 무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발표한 균이다. 이 세균이 침해할 수 있는 기주식물의 범위는 180종이 넘는데 국내의 경우 이 중에 많은 식물이 도로·정원 곳곳에 존재한다. 농업을 넘어 환경으로까지 이 병원균의 분포 가능성을 두고 대처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탈리아는 최초 발병 후 여러가지 방제 노력을 기울인 결과 10년 후 가라앉기 시작했고, 네덜란드 역시 10년이 지나서야 병의 확산세가 약화되기 시작했다. 세르비아의 경우 20년이 지나서야 기세가수그러들었다. 물론 아직도 매년 이들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이 병은 ‘유입되면 번지는 치유가 불가능한 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감염된 과원을 매몰하고도 잘 모르는 병’으로 인식할 만큼 체감이 긴박하지 못하다. 그리고 아직까지 화상병 문제를 사과와 배를 재배하는 농가에 국한된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도 보인다. 하지만 2017년 모과나무·꽃사과·팥배나무에 감염이 보고됐으며, 최근 방제는 매몰에서 부분 방제로 강도가 완화됐다. 이제 과수화상병은 안고 살아가야 하는 식물병이 됐다.
고위험병원체를 안고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농업을 넘어 환경보호를 위한 폭넓은 국민적 이해와 식물방역 의식이 있어야 한다. 예방과 제거만이 방제 옵션인 상황에서 과수화상병에 꾸준한 연구와 투자를 하고 치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국민 모두의 경각심 고취와 이해를 위한 과학적 자료 도출, 범정부적인 협력 대책이 요구된다.
김성환 단국대 자연과학대학 미생물학과 교수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