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가을야구 올인 승부수 공개…KBO 대기록 주역+ERA 1.48 에이스라면 해볼만 하다

윤욱재 기자 2023. 8. 9. 05: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윤욱재 기자] 가을야구에 올인하고 있는 롯데가 승부수를 던졌다. 일단 시작은 좋다.

롯데는 지난 6일 사직 SSG전에서 팀 노히터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KBO 리그 역대 3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팀 노히터의 주역은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동안 볼넷 1개만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호투한 애런 윌커슨이었다.

윌커슨이 7회까지 투구수 95개를 기록했지만 롯데는 8회초 필승조의 일원인 구승민과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결과는 대성공. 구승민이 8회를 무실점으로 막자 8회말 윤동희의 우월 적시 2루타로 1-0 리드를 잡은 롯데는 9회초 마무리투수 김원중을 마운드에 올려 1점차 리드를 사수했고 팀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까지 품에 안았다.

그래도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진행하고 있던 선발투수를 과감하게 교체한 이유가 궁금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8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감독으로서 선발투수가 노히터를 이어간다면 안타를 맞을 때까지 밀어주는 것이 맞지만 윌커슨이 이미 화요일(8월 1일)에 등판을 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째 등판을 한 것이었다. 또한 한국에 와서 100개 가까이 던진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투수 교체를 진행했다"라고 윌커슨을 노히트노런 도중 교체한 이유를 밝혔다.

여기에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서튼 감독은 "우리는 윌커슨의 건강한 모습이 시즌 끝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투수 교체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윌커슨과 또 다른 외국인투수 찰리 반즈를 '4일 휴식 후 등판' 체제로 기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가을야구 올인 승부수를 던졌다. 때문에 윌커슨의 노히터 도전이 우선순위가 아니었던 것이다.

서튼 감독은 "윌커슨과 반즈는 이제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일정을 소화할 것이다"라면서 "현재 윌커슨과 반즈 모두 몸 상태가 좋고 우리는 포스트시즌을 향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라고 이야기했다.

롯데는 5월까지 선두권을 질주하면서 일대 파란을 일으켰으나 현재 7위로 주춤하고 있다. 5위 두산에 4.5경기차로 뒤져 있는 롯데로서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 현재 선발로테이션에서 가장 뛰어난 컨디션을 자랑하는 윌커슨과 반즈를 통해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윌커슨은 롯데 합류 이후 3경기에 등판, 1승 평균자책점 2.50으로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른 윌커슨은 5이닝 6피안타 2볼넷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1일 사직 NC전에서는 6이닝 6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마수걸이 퀄리티스타트(QS)를 작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6일 사직 SSG전에서는 팀 노히터의 주역이 됐으니 그의 KBO 리그 적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 애런 윌커슨 ⓒ 롯데 자이언츠
▲ 반즈 ⓒ곽혜미 기자
▲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 ⓒ 곽혜미 기자

반즈는 후반기 들어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전반기까지 5승 6패 평균자책점 4.57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반즈는 특히 기복이 심한 피칭을 이어가면서 벤치의 애간장을 태웠는데 후반기에 들어가자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48로 특급 피칭을 선보이는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은 고영표(KT·0.82), 토마스 파노니(KIA·1.47)에 이어 3위에 해당할 정도로 현재 컨디션은 최상이다. 반즈는 8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KBO 리그 최고의 투수 중 1명인 안우진과 맞대결을 펼쳤음에도 5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보여줬다. 비록 반즈는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롯데는 3-1로 승리하면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이날 역시 반즈의 투구수는 93개로 100개 미만이었지만 롯데는 칼 같은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반즈의 다음 등판은 오는 13일 사직 KIA전으로 예정돼 있다. 서튼 감독은 "항상 선발투수의 투구수는 관리를 하고 있다. 물론 윌커슨과 반즈를 매번 일찍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120구 이상 던지는 경기도 없을 것"이라고 이들의 교체 타이밍을 세심하게 살필 것임을 이야기했다.

정규시즌이 중후반에 도달한 시점에서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된 선수 중 2명이나 등판 간격을 조정하기로 한 것은 위험한 도박일 수도 있다. 그러나 롯데는 선발투수진의 일원인 박세웅과 나균안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차출되는데다 박세웅은 후반기에 3패 평균자책점 6.06으로 고전하고 있고 나균안은 왼쪽 햄스트링 염좌 진단으로 1군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라 자칫 잘못하면 선발투수진이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어 대비책 마련이 필요했다.

과연 롯데의 가을야구 올인 승부수는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롯데는 선발투수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 2명에게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중책을 맡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아직까지는 시작이 좋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