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새로고침이 필요한 무궁화축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가 상징은 국가의 공식적인 징표로서 국민적 자긍심을 상징하고 국제사회에서 국가를 대표한다.
세계 속 우리나라의 위상을 고려할 때 국가 상징 무궁화를 주제로 한 축제 예산이나 규모는 민망한 수준이다.
무궁화축제는 국가 문화브랜드로서 기능해야 한다.
국민의 사랑은 물론 세계인에게도 매력적인 축제로 인식될 때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우리의 자긍심도 함께 활짝 피어날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가 상징은 국가의 공식적인 징표로서 국민적 자긍심을 상징하고 국제사회에서 국가를 대표한다. 그렇기에 국가 상징을 소재로 한 축제는 이에 걸맞은 형식과 내실을 갖출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상징을 주제로 정부에서 주최하는 축제는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가 유일하다. 2006년부터 매년 4∼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행사가 열렸다.
자국의 나라꽃을 주제로 한 축제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네덜란드의 쾨켄호프 튤립축제가 대표적이다. 그간 이 축제는 전세계에 봄을 알리는 축제로 알려져 ‘유럽의 봄’으로도 불린다. 축제 기간에는 네덜란드 나라꽃인 튤립을 비롯한 700만개의 알뿌리가 있는 구근식물이 전시돼 장관을 이루고,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은 감성적인 만족감을 얻는다. 이 행사의 관람객 중 약 75%는 100개국 이상에서 온 관광객들이며, 관련 산업계와 농가가 유기적 연계를 통해 축제를 관광자원화했다는 측면에서 가치를 지닌다.
해외 나라꽃 축제 중 주목할 만한 축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일본의 벚꽃축제다. 일본에서 벚꽃은 2월부터 5월까지 북상하며 꽃이 피고 이 시기에 맞춰 지역별 축제가 일본 전역에서 열린다. 더 나아가 일본은 해외에서도 벚꽃축제를 개최하고 행사를 지원한다. 1912년 일본이 미국 워싱턴DC에 3000그루의 벚나무를 기증한 이래 현지에서 100년 가까이 축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세계 각지에 벚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은 물론 타국에서의 축제까지 지원하며 나라꽃 축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축제 모형 측면에서 보면 네덜란드의 튤립축제가 특정 지역 중심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반면 일본의 벚꽃축제는 전국적으로 개최돼 성시를 이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축제장에서 자국 나라꽃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선보이고 이를 통해 환상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선 공통점을 지닌다.
그렇다면 우리의 나라꽃 무궁화축제 현황은 어떨까. 무궁화축제는 2007년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로 명칭을 바꾼 뒤 지금까지 17년 동안 15곳에서 60회 넘게 개최됐다. 정부가 주도하지 않은 축제들까지 더하면 100회가 넘는다. 하지만 지난해 한 시장조사기관에서 ‘무궁화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무궁화축제를 인지하는 국민은 17.9%에 불과했다. 국민 5명 중 4명이 축제가 개최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셈이다.
세계 속 우리나라의 위상을 고려할 때 국가 상징 무궁화를 주제로 한 축제 예산이나 규모는 민망한 수준이다. 게다가 지금 상황에 대한 개선방안이나 특별한 발전 방향성도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발전 모형을 정립하고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새롭게 설계될 축제 발전 모형은 국가 이미지나 국가 브랜드 관점에서 기획되고 추진돼야 한다. 그리고 축제 규모나 내용 면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그뿐만 아니라 축제의 본질을 꽃으로서의 아름다움과 특성을 알리는 것에 방점을 두고 행사에 집중해야 한다. 축제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꽃을 통해 즐거움을 향유하고 만끽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꽃의 아름다움과 특성을 알릴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 더불어 무궁화를 재배하는 농민과 현지 주민이 참여하고 소득 창출까지 할 수 있는 방안 역시 적극적으로 구상해야 한다.
무궁화축제는 국가 문화브랜드로서 기능해야 한다. 국민의 사랑은 물론 세계인에게도 매력적인 축제로 인식될 때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우리의 자긍심도 함께 활짝 피어날 것이다.
김영만 신구대 미디어콘텐츠과 교수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