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하락한 증시·돈빠지는 주식형 펀드…00이라도 챙겨라
코스피가 5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한 달 동안 1조원이 넘는 금액이 빠져나가는 등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불안한 만큼 인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8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6.73포인트(0.26%) 내린 2573.9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2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주도주였던 2차전지 주가 주춤한 탓이다.
주식형 펀드에서도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TF(상장지수펀드)를 포함한 국내 주식 펀드에서 1조354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2차전지 ETF와 레버리지 ETF, 삼성그룹주 ETF 등에서 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도 926억원이 유출됐다.
매크로(거시경제) 환경도 증시에 부정적이다. 미국의 경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과 유럽의 경기 상황은 어둡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유로존의 3분기 GDP 성장률 예상치는 -0.1%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ECB(유럽중앙은행)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4%에서 4.25%로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유럽의 경우 금리인상이 종료되기까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6.3%로 예상치인 7.1%를 밑돌았다. 올해 초만 해도 리오프닝이 시작되면서 중국 경기가 살아나고, 이에 따라 매크로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경기부양책이 이전과 같은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고, 중국의 경제지표들도 계속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증시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큰 만큼 인컴ETF 투자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인컴 자산인 리츠, 인프라, 커버드콜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통해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대외적 불확실성에 대비한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3개월 동안 배당과 커버드콜 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시 상황이 불안해지자 인컴 이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3개월 간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 122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는 674억원이,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 ETF는 406억원이 몰렸다.
해당 ETF들은 한국판 'SCHD'(티커명)로 불리는 상품들로 미국 배당성장주에 투자한다. 배당성장주는 단순히 배당률이 높은 기업이 아니라 배당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와 'KBSTAR 대형고배당10TR' ETF에 각각 340억원과 254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최근 2차 전지 쏠림이 극명하고, 코스피 지수가 하락세를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배당주ETF들의 수익률은 양호한 편이다.
최근 1개월간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7.31%를 기록했다. 'TIGER MKF배당귀족' ETF는 6.24%, 'KBSTAR 중소형고배당' ETF는 5.87%, 'KODEX 배당성장' ETF는 5.80%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은 0.96%에 그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에서 우수한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갖춘 기업들의 경우 하방 경직성이 시장 환경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면서 배당주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투자에 적합한 안정적인 상품으로 배당주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배당 ETF는 국내 상장 25종목, 미국 상장 127종목으로 매우 다양하고, 성과가 우수한 상품도 많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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