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 강남권…눈치싸움 옆 단지는 2년새 18억 올라

김서온 2023. 8. 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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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호가만 고공행진…비수기 맞아 매도-매수자 간 줄다리기
래미안퍼스티지 168㎡ 64억원에 거래…단지별 신고가 속속 체결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여름 휴가철을 맞이한 부동산 시장은 비수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의는 줄고, 반등세를 타고 크게 오른 호가는 유지되면서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모습이다. 이에 서울 아파트 시장 매매가격이 5주째 보합세(0.00%)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 호가는 여전히 고점을 유지하고,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이어지며 강세를 띠고 있다. 시장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등 일부 단지에서는 60억대를 웃도는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5주 연속 보합세(0.00%)를 기록했으며, 재건축과 일반아파트도 3주째 보합을 유지했다. 서울은 1천 가구 이상 규모의 일부 대단지에서 등락한 가운데, 가격이 대체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으나 ▲강남(0.01%) ▲마포(0.01%) ▲서초(0.01%)는 상승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원 '반포르엘'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상승률로만 보면 가격 상승폭이 작아보이기는 하지만 단지별 거래사례를 들여다보면 상승폭이 큰 곳이 적지 않다.

포스트 반포 대장주로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래미안 원베일리 맞은편 '래미안퍼스티지'에서는 대형면적대에서 60억원을 웃도는 신고가를 기록했다. 단지의 전용 168.85㎡는 지난달 64억원(28층)에 중개 거래됐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해 1월 60억원(20층), 2021년 매물 2건이 49억5천만원(4층), 46억원(27층)에 각각 팔렸다. 2년 새 무려 18억원이 오르는 상승세를 보이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한보미도맨션1차 전용 84㎡는 지난달 7월 27억원(5층)에 실거래됐다. 올해 기준 가장 고점에 거래됐으며, 동시에 단지의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 달 전인 지난 6월 26억8천만원(10층), 5월 26억원(11층, 등기완료)에 팔렸는데, 저층 매물이 지난 2021년 1월 21억5천만원(1층)에 거래된 이후 지난해엔 동일면적대 거래가 없었다.

한보미도맨션2차 전용 84㎡도 신고가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단지의 전용 84㎡는 지난달 1차와 동일한 27억원(5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올해 3월과 6월 각각 24억9천만원(5층, 등기완료), 24억1천만원(1층)에 거래됐다. 지난해엔 국평 매물의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가장 마지막 거래는 지난 2021년 5월로 4건의 매물이 26억원(2층)~27억3천만원(4층)에 팔리며 당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가장 근래 거래된 매물과 신고가는 약 3천만원 차이를 보인다.

반포르엘과 맞닿은 신반포2차 전용 107㎡은 지난 6월 36억원(12층)에 팔렸다. 지난해 3월 39억8천만원(10층)에 계약이 성사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2월 37억(6층)에 거래됐으며, 같은 해 2월~6월 30억 초반대에 계약이 이뤄졌다. 현재 호가는 35~38억원대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연구원은 "최근 서울 청약시장 과열 분위기나 특례보금자리론, 생애최초대출을 이용해 30대 실수요층이 주택시장으로 다시 유입되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휴가철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맞물려 가격 회복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같은 특정 단지를 제외하고는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은 곳들이 많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르엘'에서는 올해 1건(이달 8일 기준)의 실거래만이 이뤄졌다. 단지의 전용 97㎡는 지난 3월 33억6천만원(5층)에 중개 거래됐고, 지난달 13일 등기를 완료했다. 현재 동일면적대 매물의 호가는 36억~41억원에 달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매수 문의나, 가격 조정 중인 매물이 있는데 아직 거래가 이뤄지진 않고 있다"며 "나름 신축이라 가격대가 인근 고가 단지들보다 더 높다. 그러나 지난달 말 호가를 1억원 더 올린 집주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생활 인프라도 좋고 인근 대형 신축(래미안 원베일리)가 입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인근 단지서는 60억대 신고가도 나왔다"며 "이러한 이유로 사정이 있는 급매가 아닌 이상 호가가 잘 떨어지지 않는데, 수요자들도 쉽게 못 들어오면서 관망세를 보이는 대표 단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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