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더 키우는 ‘카눈’… 내일 오전 통영 상륙

박상현 기자 2023. 8. 9.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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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폭우, 전국이 ‘강풍 반경’
제6호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로 접근하는 가운데, 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 제5 부두에 수백 척의 선박이 정박해 있다. 기상청은 ‘카눈’이 10일 오전부터 11일 새벽까지 우리나라 끝과 끝을 남북으로 관통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호우 피해 복구가 완료되지 않았는데 태풍 소식이 있어 국민의 근심이 큰 만큼 정부가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재난 피해를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위험지역에 대한 선제적 통제 조치와 위험지역으로부터의 신속한 대피”라고 강조했다.

‘카눈’은 10일 경남 통영 일대에 상륙할 때 중심 최고 풍속이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인 ‘강’으로 예상된다. 세력이 지난해 영남권을 휩쓴 태풍 ‘힌남노’를 떠올리게 한다. ‘카눈’이 우리나라에 도달할 때 중심 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최고 초속은 35m로 예상됐다. ‘힌남노’는 중심 기압 955hPa, 최고 초속 55m였다. 중심 기압이 낮을수록 강한 태풍이다.

문제는 ‘카눈’이 북상할 때 한반도 기상 여건이 ‘힌남노’ 때보다 태풍 발달에는 좋다는 점이다. 남해안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2도가량 높은 섭씨 29도를 기록 중이다. 태풍의 ‘연료’인 수증기 공급이 활발한 상황이다. 내륙에 상륙하기 직전 몸집을 키울 수도 있다.

그래픽=양인성

예상 경로를 감안할 때 태풍 피해는 ‘힌남노’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힌남노’는 거제도에 상륙한 뒤 포항 등 영남권을 강타하고 동해안으로 빠르게 빠져나갔다. 반면 ‘카눈’은 우리나라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한반도 전역을 느리게 휩쓸며 북상하겠다. 2000년대 이후 발생한 태풍 총 78건 중 휴전선을 넘어 남북한을 통째로 관통하는 태풍은 ‘카눈’이 처음이다. 이런 태풍을 겪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피해 규모도 예상하기 어렵다.

‘카눈’의 예상 경로는 계속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엔 동해안 일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한반도 동쪽에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는 전국이 ‘강풍 반경’에 들었다. 현재 경로상 태풍의 중심이 서울 바로 옆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조금만 더 확장하면 태풍의 중심이 서울을 관통할 가능성도 있다. 8일 오전 일본 도쿄 남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7호 태풍 ‘란’이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세에 영향을 줄 경우 경로는 더 틀어질 수도 있다.

‘카눈’의 영향으로 전국적인 폭우와 강풍이 예상된다. 8일 오전 내륙 전체와 해상 대부분에 태풍 예비특보가 발령됐다. 태풍 예비특보는 9일 오후 제주, 9일 밤 전남· 경남 남해안, 10일 새벽 남부 지방 전역과 충청 남부, 10일 오전 충청권 전역과 경기·강원 남부, 10일 오후 수도권 전역과 강원권 순서로 태풍 특보로 전환되겠다.

9~11일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200~600㎜, 강원 영서 80~150㎜, 수도권 80~150㎜, 충청권 80~200㎜, 광주·호남 100~300㎜,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100~400㎜, 제주 100~400㎜다. 강원 영동은 시간당 60~80㎜의 집중호우가 퍼붓겠다. 지역에 따라 시간당 100㎜ 이상 물폭탄이 떨어질 수 있다. 다른 지역은 시간당 30㎜ 안팎으로 비가 내리겠다. ‘매우 강한 비’의 기준이 시간당 30㎜다. 기상청은 “’카눈’ 영향으로 유입된 고온 다습한 공기에 지형 영향까지 겹친 지역에서는 구름대가 들어오기 전부터 비가 내릴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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