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부부의 심미안…삼성家 컬렉션 만들다

김미경 2023. 8. 9.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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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은 사실 '이건희 컬렉션'이 아니다. '이건희·홍라희 컬렉션'으로 불러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삼성가 미술 경영의 간판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아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다.

실제 유영국, 김환기 등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추상 거장들의 작품이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의 주도로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됐다는 저자의 취재 결과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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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홍라희. 컬렉션
손영옥|440쪽|자음과모음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건희 컬렉션은 사실 ‘이건희 컬렉션’이 아니다. ‘이건희·홍라희 컬렉션’으로 불러야 한다.”

미술평론가이자 미술사가인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2021년 삼성가 상속 미술품의 국가 기증이라는 국내 미술계 최대 뉴스에서 ‘홍라희’라는 이름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삼성가 미술 경영의 간판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아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홍 전 관장은 신혼 초부터 남편 이건희와 함께 미술품을 수집해 왔고, 남편에게 현대미술 가이드 역할을 했다. 그 결과, 고미술 위주의 삼성가 컬렉션을 현대미술로 다양화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실제 유영국, 김환기 등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추상 거장들의 작품이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의 주도로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됐다는 저자의 취재 결과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책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고미술 수집에서부터 시작해 이건희·홍라희 부부의 미술 취향과 안목, 예술관 등을 담았다.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작품의 면면도 샅샅이 훑는다. 한국 최고의 컬렉터 집안 이야기에 뛰어난 작가들의 명작 소개가 나오는 만큼, 그 내용만으로도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건희 컬렉션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 뒷이야기다. 삼성가의 미술품 수집을 조력한 이호재 가나아트·서울옥션 회장과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의 증언을 통해 이건희 선대회장의 집에 어떤 그림이 걸렸는지, 선대회장과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첫 만남은 어땠는지 등의 일화를 들려준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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