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나이키 잇단 ‘리셀 금지’… 막으려는 업계, 커 가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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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운동화 브랜드 뉴발란스가 재판매(리셀) 목적의 운동화 구입을 금지하는 약관을 시행한다.
운동화 리셀 시장을 주도해 온 나이키는 지난해 10월 약관을 개정해 리셀을 목적으로 한 구입 증거가 있으면 판매를 제한하기로 했다.
유통업계는 나이키와 뉴발란스 등 리셀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브랜드들의 리셀 금지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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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배 넘는 값에 판매 등 거품 논란도
한정판 수요에 시장 성장 전망 우세
“리셀 여부 확인 한계… 막기 어려워”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뉴발란스는 이달 14일부터 이용 약관에 “제3자에게 재판매할 목적의 재화를 구매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규정을 넣는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가 즐겨 신어 유명해진 ‘뉴발란스 992’가 리셀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뉴발란스 리셀 상품이다.
운동화 리셀 시장을 주도해 온 나이키는 지난해 10월 약관을 개정해 리셀을 목적으로 한 구입 증거가 있으면 판매를 제한하기로 했다. 아디다스도 리셀 목적 구입에 대해서는 회원 자격 박탈과 같은 불이익을 주겠다고 안내하고 있다.
유명 신발 브랜드들은 구매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하기 위해 약관에 리셀 금지를 추가한다고 설명한다. 뉴발란스는 “매크로 프로그램(특정 작업을 반복하는 소프트웨어)을 사용하는 전문 리셀 판매업자 때문에 제품을 실제로 쓰고자 하는 소비자의 구입 기회가 차단됐다”고 했다. 리셀로 인해 시장 가격이 왜곡되는 현상도 제조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이중 가격이 만들어지는 것인데, 이는 가격 정책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했다. 럭셔리 브랜드인 에르메스, 샤넬도 약관에 리셀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리셀은 최근 재테크의 한 방식으로 주목받아 왔었다. 쓰던 물건을 사고파는 중고 거래와 달리, 리셀은 희소성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을 구입한 뒤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 형태로 한정판 운동화가 가장 활발히 거래됐었다. 유통업계는 나이키와 뉴발란스 등 리셀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브랜드들의 리셀 금지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일례로 ‘범고래’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13만9000원짜리 ‘나이키 덩크 로우’ 운동화는 2021년 초만 해도 50만 원을 넘나드는 가격에 거래됐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판매 가격이 12만 원으로 판매가보다도 낮아진 가격에 거래됐다. 아디다스의 ‘삼바’(흰색) 역시 공식 판매가는 13만9000원으로 한때 35만 원에 팔렸지만 최근에는 15만 원에 거래됐다. 리셀 시장의 또 다른 축인 샤넬 등 고가 핸드백을 구입하기 위한 백화점 오픈런 현상도 거의 없어졌다.
다만 희소성을 지닌 한정판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여전한 만큼, 이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리셀 시장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운동화, 명품 등이 거래되는 국내 리셀 시장은 2021년 7000억 원에서 2025년 2조8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나이키의 ‘조던×트레비스 스캇’은 공식 판매가가 18만9000원이지만 최근 149만 원에 팔렸다. 리셀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한 네이버와 무신사는 각각 크림, 솔드아웃이라는 리셀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리셀 시장이 주춤한 건 경기 침체의 영향도 크다”며 “개별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리셀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리셀 시장의 성장을 인위적으로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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