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풍 ‘카눈’ 비상…총력 대응으로 피해 최소화하자

한반도 관통 강하며 오래 머물 전망, 강풍·폭우 동반에 이동 변동성도 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고 있다. 8일 현재 일본 서남부 규슈 가고시마현 아마미시 동쪽 해상을 지나 느린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는 ‘카눈’은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이미 2명이 숨지고 5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규슈에서는 고속열차인 신칸센 운행이 중단되는 등 일본 열도는 비상이다. 우리나라는 9일 오후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태풍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눈’은 10일 새벽 경남 남해안을 거쳐 한반도를 수직 관통할 전망이다. 지난달 전례 없는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복구 작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마땅하다.

기상청 태풍정보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9시께 경남 통영 서쪽 30㎞ 부근 해상까지 북상한 뒤 내륙을 통과해 11일 오전 9시 북한 평양 북동쪽 70㎞ 지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한반도를 지날 때 ‘카눈’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은 35㎧(시속 126㎞), 강풍반경(풍속이 15㎧ 이상인 구역)과 폭풍반경(풍속이 25㎧ 이상인 구역)은 각각 310㎞와 120㎞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호남권과 충청권 수도권 등 전국이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다. 부산과 경남 100~200㎜(지리산 부근은 최대 400㎜), 많은 곳은 6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8일 오후 8시부터 부산항 항만 운영이 중단됐다. 정부는 낙동강 유역 남강댐을 비롯한 전국의 다목적댐 방류량을 늘리는 등 대응태세에 들어갔다. 부산시와 16개 구·군은 지난 6일부터 산사태와 침수 등 재해우려지역 3448곳을 긴급 점검하고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시는 또 개장 중인 7개 해수욕장과 해안가, 하천변, 지하차도 등 취약지역은 미리 통제하고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주민에 대해서는 사전 대피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경남도와 18개 시·군도 1만7894곳의 위험지역을 점검한 데 이어 긴급복구와 피해예방을 위한 24시간 비상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와 일선 지자체의 선제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시민도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 하겠다.

올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영향을 미치는 태풍인 ‘카눈’은 두 차례에 걸쳐 예상 경로를 벗어나 중국 쪽에서 일본, 다시 한국 쪽으로 이동하는 등 변동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8일 오전 10시 30분 일본 도쿄 남동쪽 해상에서 제7호 태풍 ‘란’이 발달하면서 ‘카눈’ 이동 경로에 또 다른 변동성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니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 ‘카눈’은 특히 통상 태풍보다 2배 정도 체류 시간이 길어 강하고 오래 머물 가능성이 커 예상치 못한 피해 발생이 걱정된다. 지난 장마 때 50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태풍은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다. 지나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의 총력 대비만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