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대들 묻지마 범죄 모방 글…장난이 아니라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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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벌어진 이후 온라인상에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수사기관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으나 공항 학교 등 대형 대중밀집장소를 대상으로 살인예고가 잇따른다.
살인예고 글이 실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마냥 장난으로 취급할 수 없다.
하지만 현행법은 살인예고 글을 올려도 협박죄나 경범죄처벌법 등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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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벌어진 이후 온라인상에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수사기관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으나 공항 학교 등 대형 대중밀집장소를 대상으로 살인예고가 잇따른다. 실제로 지난 7일에는 김해공항에 폭탄 테러를 할 것이라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특공대 공항경찰대 등을 투입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 울산에선 한 초등학교에 찾아가 칼부림하겠다는 글이 떠 해당 학교와 병설 유치원이 휴교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8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살인예고’ 글 작성자 67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6시 65명에서 15시간 동안 2명 늘었다. 전날까지 검거된 피의자의 52.3%인 34명이 10대 청소년이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도 여러 명이다. 울산의 초등학교 칼부림 글을 올린 이 역시 초등학생이었다. 이들이 밝힌 범행 동기는 기가 막힌다. 상당수는 “장난으로 게시했다” “관심받고 싶었다”고 둘러댔다고 한다. 모방범죄의 중대성 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으나 이는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다.
이처럼 살인예고 글이 늘어나는 이유는 온라인을 통해 관심받고 싶은 ‘트롤링(Trolling)’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심 유발을 뜻하는 말로 자극적인 내용으로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작성자는 이를 통해 희열을 느낀다. 청소년은 기성세대와 달리 소셜네트워크(SNS) 댓글 반응에 쏠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구체적이고 섬뜩한 글들이 확산하면서 시민은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밖에 나가기 겁난다’며 불안해 한다. 시민이 외출을 자제한 탓에 소비가 위축돼 경제에도 악영향을 준다. 살인예고 글이 실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마냥 장난으로 취급할 수 없다. 지난 6일 서울 도시철도 9호선 신논현역에서 ‘가스테러’ 신고가 들어와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는데 오인 신고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경찰력 등 사회적 자원 낭비가 심각하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7일 범죄우려지역 198개소에 기동대 특공대 등 800여 명의 인력을 배치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례적으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경찰의 무기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경찰은 살인예고 글을 올린 자에 대한 수사를 신속하게 하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은 살인예고 글을 올려도 협박죄나 경범죄처벌법 등에 그친다. 엄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불특정 다수를 두고 벌이는 살인예고 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익명의 그늘에 숨어서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을 막으려면 엄중한 처벌이 따라야 마땅하다.
또한 청소년의 살인예고 모방범죄가 늘어난 만큼 학교와 가정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훈육을 강화해야 한다. 살인예고는 장난이 아닌 국민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이므로 강력한 처벌이 뒤따른다는 점을 깨닫게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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