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급한데…추진단장은 ‘장기 공석’

황규락 기자 2023. 8. 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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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톡]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우주항공청 신설을 맡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장이 한 달 넘게 공석입니다. 전임인 최원호 단장이 지난달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후속 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 대립으로 우주항공청 연내 개청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논의를 이끌어갈 사령탑도 비어 있는 셈입니다.

추진단장 공석이 장기화되면서 우주항공청 준비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추진단장은 개청을 위한 법안 마련과 국회 대응부터 조직 구성, 인재 채용, 청장 후보 인선까지 책임을 집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금은 담당 과장이 단장 직무를 대리하고 있는데, 과장급이 국회에 나가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추진단장은 위성과 발사체 등 우주 산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조직 내 역량과 평판에 대한 검증도 선행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여야를 설득해 협상의 돌파구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실이 전임 단장을 과학기술비서관에 임명한 것은 우주항공청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였습니다. 핵심 국정 과제인 만큼 이 분야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단장이 책임지고 해결하라는 것이죠. 기존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도 국가 우주 정책을 총괄하는 과기정통부 1차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적절한 인재를 찾아 자리에 앉히면 되겠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단장은 우주항공청 개청에 맞춰 경남 사천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지원자가 없는 것은 물론, 의사를 타진한 공무원마다 극구 사양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는 “역량을 갖춘 공무원을 찾는 것보다 개청을 끝까지 책임질 공무원 찾기가 더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국은 내년 우주 예산을 올해보다 15% 늘려 역대 최대 규모인 333억달러로 책정했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액체 메탄 로켓 발사에 성공하며 미국과 우주 패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주개발은 이제 경제와 안보의 영역을 넘어 국력의 상징이 됐습니다. 책임감 있는 공무원들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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