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장 복귀한 K게임, 기대 이하 성적표
넥슨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지난 3일 중국 시장에 역할수행게임(RPG) ‘블루 아카이브’를 출시했다. 한국·일본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 블루 아카이브는 중국에서도 사전 예약자 수 425만명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시 다음 날인 4일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9위로 출발해 나흘 뒤인 8일엔 42위까지 떨어졌다. 기대 이하의 중국 성적 때문에 넥슨게임즈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3일 2만2750원에서 계속 하락해 7일 1만7700원까지 떨어졌다. 3거래일 만에 약 22%가 빠진 것이다.
중국 정부가 2017년 초부터 대폭 축소했던 게임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 발급을 지난해 말 전면 재개하면서, 한국 게임업계가 중국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한국의 약 2.5배 규모인 중국 게임시장(약 48조원)에서 실적 개선을 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한국 게임 상당수가 초기에만 반짝 성과를 내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중국 게임 시장의 수준이 높아져 한국 게임의 무조건적인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중국 게임 수준 높아져 고전
스마일게이트 계열사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한 ‘에픽세븐’은 지난 6월 20일 중국 발매 직후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 매출 순위 10위권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에픽세븐의 인기 순위는 지난 7월 100위 밖으로 벗어났고, 매출 순위도 8일 기준 54위까지 떨어졌다. 넷마블이 6월 28일 중국에 출시한 ‘신석기시대’도 7월 말 인기 순위 100위 밖으로 벗어났다. 다만 매출 순위에선 10위권을 오가다가 9위에 안착했다.
앞서 지난해 4월 26일 펄어비스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도 발매 직후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지만, 1달여 만에 순위 차트에서 사라졌다. 부진한 성적에 출시 하루 만에 주가가 24.3% 떨어지기도 했다. 이 게임을 출시한 지난해 2분기 펄어비스는 대규모 흑자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 안팎에선 중국 게임업계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한국 게임이 경쟁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판호 발급을 중단한 기간 동안 중국 게임사들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게임을 여럿 내놨다. 중국 호요버스의 ‘원신’이 2020년 9월 발매 후 올 상반기까지 전 세계 누적 매출 약 48억 달러(약 6조3000억원)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공백기를 갖는 동안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 역량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향상됐고, 중국 유저들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아졌다”며 “중국 당국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뒤 판호를 열어줬을 것”이라고 했다.
◇하반기에도 중국 진출 줄줄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게임들의 특성상 흥행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블루 아카이브, 에픽세븐은 ‘서브컬처 게임(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으로 분류된다. 서브컬처 게임은 유저들에게 인기가 많은 캐릭터가 새로 나올 때 매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블루 아카이브, 에픽세븐의 평점이 중국 내 최상위권 서브컬처 게임에 비해 높은 것을 고려하면 매출이 추가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하반기에도 한국 게임들은 줄줄이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넥슨은 오는 17일 메이플스토리M을 중국에 공식 서비스하고,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도 사전 테스트에 들어갔다. 최근 상하이에서 현지 인력을 대거 채용 중인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A3: 스틸얼라이브’ 등의 게임을 연내 중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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