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서방, 우크라 반격에 냉정한 평가…"성공 가능성 희박"

우크라-서방 간 분열의 씨앗 될 수 있어…푸틴이 원하는 상황

7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 병사가 러시아 군을 향해 M109 자주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3.8.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우크라이나군의 영토 탈환 작전에 대해 서방이 점차 더 냉정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CNN이 미국과 서방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서방 고위 외교관은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몇 주 동안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들이 분쟁의 균형을 바꿀 수 있는 진전을 이루는 것은 극도로, 매우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퀴글리 미 하원의원(민주·일리노이)은 "우리가 받은 브리핑은 정신을 매우 번쩍 들게 하는 것이었다"면서 "지금이 전쟁 중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지뢰와 참호 등으로 구축한 동부와 남부 방어선을 돌파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대는 엄청난 손실을 보았으며, 우크라이나 지휘관들은 일부 부대를 재편성하고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고위 서방 외교관은 "러시아는 여러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아직 첫 번째 방어선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들이 앞으로 몇 주 동안 계속 싸우더라도 지난 7~8주 동안 더 많은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면 병력이 더 고갈된 상태에서 갑자기 돌파구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상황을 비관했다.

다만 한 미국 고위 관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지만 새로운 진전에 대한 희망을 여전히 품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우크라이나 군을 포함하여 누구도 원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서방의 여러 관리는 날씨와 전투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보이는 올가을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전진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보고된 후 사무실 건물 정면이 손상된 모습이다. 2023.08.01/ ⓒ 로이터=뉴스1 ⓒ News1 임윤지 기자

게다가 서방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최신 무기 시스템을 다루는 훈련을 8주밖에 받지 못한 것도 최근 반격이 더딘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 러시아의 취약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렇게 무모한 공격을 감행하는 이유 중 하나가 더딘 반격 속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7일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과의 통화에서 "치열한 전투가 진행 중이며 우크라이나군은 단계적으로 진격할 수 있는 여건을 계속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밀리 의장에게 우크라이나의 방어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CNN은 서방의 최근의 평가는 반격이 시작될 때의 낙관론과는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서방 관리들은 초기의 낙관론이 '비현실적'이었으며 현재 서방 일부에서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 가능성을 고려하는 등 평화 협상을 시작하라는 압력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퀴글리 의원은 이러한 상황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며 "그는 시체를 희생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의 더딘 반격 속도로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서방 간 갈등이 생기고 있으며, 자칫 동맹에 분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아스펜 안보 포럼 화상 연설에서 반격이 더딘 이유로 서방으로부터의 첨단 무기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봄에 (반격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솔직히 우리에게는 군수품과 무기가 충분하지 않고 제대로 훈련된 여단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훈련된 무기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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