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완급조절의 신, 108km 커브~146km 패스트볼 자유자재 구사

심재희 기자 2023. 8. 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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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전성기보다 패스트볼 최고 속도가 시속 약 6~7km 정도 떨어졌다. 오랜 부상 공백과 어느덧 30대 중반을 맞이한 나이 탓에 구위과 구속이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완벽한 완급조절로 상대 타자들을 손쉽게 요리한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빼어난 투구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벌어진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4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고 볼넷 하나만 내줬다. 무실점 호투를 펼쳤으나 타구에 무릎 쪽을 맞아 부상 우려로 교체됐다.

클리블랜드 타선을 압도했다. 베테랑답게 상대와 수 싸움에서 역을 찌르며 편안하게 투구했다. 다양한 공 배합으로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특히, 속도 가감 조절이 눈에 띄었다. 전성기 시절만큼 빠른 공을 던질 수 없었지만, 4가지 구종을 활용해 속도를 조절하며 경기를 풀었다.

이날 52개의 공을 뿌렸다. 포심패스트볼을 딱 절반인 26개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90.7마일(약 146km)로 찍혔다. 80마일 후반대(시속 약 142~143km)에서 90마일 초반대(시속 약 145~146km) 포심패스트볼을 보더라인 낮은 구석으로 잘 찔러넣었다.

완벽한 제구를 바탕으로 포심패스트볼을 활용했고,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상황에 맞게 섞었다. 세 가지 구종의 속도도 자유자재로 바꿨다. 85마일(시속 약 137km) 전후의 커터와 70마일 중후반(시속 약 122~127km) 체인지업으로 속도 구간을 나눴다. 여기에 66.8마일(시속 약 108km)부터 72.6마일(시속 약 117km) 커브로 상대 타자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공은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완급조절로 시속 38km 이상 차이를 내면서 타이밍 싸움의 우위를 점했다. 단순히 느리고 빠르게 공을 던진 게 아니다. 4가지 구종을 활용하며 구간을 나눠 타자들을 공략했다. 기본적으로 제구를 낮게 잘하면서 속도를 구간에 맞게 조절해 정타를 잘 피했다.

류현진은 KBO리그 시절부터 완급조절을 잘했다. 경기를 길게 보고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힘을 잘 분배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과 없을 때를 구분해 공 배합도 달리 했다. 전력 투구를 할 때에는 시속 150km 넘는 빠른 공을 뿌리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이런 완급조절 능력을 잘 활용했다.

수술로 1년 2개월 동안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복귀전에서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강타선의 벽에 막혔다. 그러나 고개 숙이지 않았다. 풍부한 경험과 배짱을 바탕으로 완벽한 완급조절을 펼치며 클리블랜드 타선을 꽁꽁 묶었다. 불의의 부상으로 승리 기회를 놓쳤지만, 4이닝 동안 보여준 경기력만으로도 희망을 던졌다. 우리가 알던 그 류현진이 돌아왔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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